김학규 한국감정원장. /사진=뉴스1 임세영 기자
감정 업무를 하지 않는 한국감정원의 ‘사명 변경’을 논의할 예정이던 국토교통위원회의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됐다.
24일 국회 국토교통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법안소위를 열고 한국감정원의 사명을 변경하는 내용의 ‘한국감정원법 개정안’을 상정할 예정이었지만 취소됐다.

사실상 4월 총선 전 열리는 마지막 법안심사소위가 될 가능성이 높았던 만큼 법안처리 결과에 관심이 집중됐지만 전국을 강타한 코로나19 여파에 발목이 잡혔다.


앞서 한국감정원은 1969년 금융기관의 담보물 감정을 목적으로 설립된 공공기관이자 금융기관과 정부 출자로 설립돼 현재는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이다. 한국감정원의 사명 변경이 논의된 건 약 5년 전인 2015년. 1989년 국가전문자격증인 ‘감정평가사’ 제도가 도입되며 민간 감정평가법인이 급증하고 25년이 넘는 기간 동안 감정원과 감정평가사들 간 갈등이 지속됐다.

정부의 한국감정원 민영화 시도가 노조의 반발로 수차례 저지되자 국토부는 결국 ‘감정평가 선진화방안’을 마련했다. 감정평가는 민간 감정업계가, 아파트 공시가격 등 공적 통계 업무는 한국감정원이 각각 전담하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당초 여야가 내놓은 한국감정원법 개정안은 모두 3건이다.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한국부동산조사원’을 변경 사명으로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박덕흠 자유한국당 의원도 같은해 8월 ‘한국부동산원’이란 이름을 개정안으로 발의했으며 최도자 바른미래당 의원은 ‘한국부동산표준원’을 접수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김학규 한국감정원장도 사명 변경을 기정사실화하고 관련법 개정을 추진했다. 김 장관은 지난해 7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해 “지금 한국감정원이 하는 일과 ‘감정원’이란 이름이 부합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며 “적당한 명칭으로 변경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감정원은 사명 변경에 미온적 태도를 취한다. 사명 변경과 관련해 별도의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머니S’는 이와 관련해 한국감정원 측에 수차례 연락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반면 노조는 사명 변경에 적극 반대한다. 이미 오래전부터 한국감정원 사명에 사용된 ‘감정’이란 용어로 인해 국민은 물론 관련업계 종사자들 조차 혼란이 초래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지만 “국토부가 한국감정원을 이익단체 로비의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며 개정안 폐기를 주장했다.

이날 연기된 법안소위 일정에 대한 재개 날짜는 따로 정해지지 않았다. 국회 국토교통위 관계자는 “일정 연기에 대한 위원장과 여야 간사 모두의 동의가 있었지만 당분간 연기하는 것일 뿐 취소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