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현지시간) 디즈니는 밥 아이거 CEO가 물러나고 후임으로 밥 차펙이 선임됐다고 발표했다.
밥 아이거는 지난 15년간 디즈니를 이끌며 콘텐츠 경쟁력을 끌어올린 장본인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픽사를 74억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마블, 루카스필름, 21세기폭스 등 미디어시장에서 굵직한 인수합병(M&A)를 성사시켰다.
그 결과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블랙 위도우, 헐크 등 어벤져스 팀이 탄생할 수 있었고 엑스맨, 스타워즈 등 글로벌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며 디즈니를 ‘콘텐츠의 왕’으로 성장시켰다. 훌루 지분율을 100% 확보하는 한편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디즈니+’를 론칭시킨 것도 밥 아이거의 공으로 평가받는다.
임기 1년을 앞두며 디즈니+의 성공적인 안착을 기대했던 밥 아이거는 갑작스런 사임으로 디즈니를 떠나게 됐다. 일각에서는 디즈니 상속자인 아비가일이 밥 아이거의 고액 연봉을 비판한 시점부터 결별이 예정됐을 것이라는 추측까지 제기하고 있다.
앞서 아비가일은 지난해 4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분명히 밝히지만 나는 밥 아이거를 좋아한다”면서도 “나는 내 자신을 위해 일하고 디즈니 주식 소유 외에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어떤 것도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객관적으로만 봐도 (CEO와 직원간) 1000배 차이나는 임금 비율은 미친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가디언 등 현지 외신들은 밥 아이거는 2018년 기준 성과금을 포함해 총 6560만달러(약 748억원)의 보수를 받았다고 전했다. 아비가일은 밥 아이거가 보너스를 받을 자격이 있지만 디즈니랜드 직원의 임금부터 올려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디즈니가 공식적으로 CEO 교체를 선언한 후 밥 아이거는 “소비자들과 접하는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지금이 새 CEO로 교체할 최적의 시기라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다.
특히 밥 차펙 CEO의 경우 디즈니랜드 등 테마파크 쪽을 담당했던 만큼 글로벌 콘텐츠시장 확대를 노리는 디즈니의 계획과 맞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밥 아이거의 퇴진은 어떤 이유를 들어도 쉽게 수긍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디즈니+의 글로벌 진출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밥 차펙을 투입한 디즈니의 판단이 향후 어떤 결과로 귀결될지 지켜볼 일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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