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씨의 불법 재산 추징을 위해 마련된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인 일명 '전두환 추징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헌법재판소가 판단했다.
헌재는 서울고법이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9조2항에 대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6대 3 의견으로 27일 합헌 결정을 내렸다.
해당 조항은 범인 외 제3자가 범죄 정황을 알면서 취득한 불법재산 및 그로부터 유래한 재산에 대해 추징을 집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헌재는 "해당 조항의 입법 목적은 국가 형벌권의 실현을 보장하고, 불법재산의 철저한 환수를 통해 공직사회의 부정부패 요인을 근원적으로 제거하는 것"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해당 조항은 제3자에게 범죄가 인정됨을 전제로 형사적 제재를 가하는 게 아니라, 특정공무원 범죄를 범한 범인에 대한 추징판결의 집행 대상을 제3자가 취득한 불법재산 등에까지 확대한 것"이라며 "확정된 형사판결의 집행 절차를 어떻게 정할 것인지는 입법자의 입법형성권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헌재는 제3자에게 추징 판결 집행 사실을 사전에 통지하거나 이에 대한 의견을 밝힐 기회를 주게 되면 제3자가 또다시 불법재산 등을 처분해 집행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도 지적했다. 또 제3자가 소송을 통해 불복할 수 있는 등 사후적으로 다툴 수 있는 방법 또한 있다며 적법절차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해당 조항이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법원의 사전 관여 없이 제3자 귀속재산에 대해 추징 판결을 집행할 수 있도록 규정한 점만으로 해당 조항이 침해 최소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특정공무원범죄로 취득한 불법재산의 철저한 환수를 통해 국가 형벌권의 실현을 보장하고, 공직사회의 부정부패 요인을 근원적으로 제거하고자 하는 해당 조항의 입법목적은 우리 사회에서 매우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며 "해당 조항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보다 제3자가 받는 불이익이 중대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선애·이종석·이영진 재판관은 합헌 결정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해당 조항에 의해 제3자는 자신의 재산에 대한 추징 집행을 당하기 전 법관으로부터 판단 받을 기회를 전혀 갖지 못한다"며 "재판청구권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제3자가 고의가 없는 경우에도 추징 집행을 허용하고, 불법재산으로부터 유래한 재산도 집행 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재산권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앞서 박모씨는 전씨의 장남인 전재국씨의 재산관리인으로 알려진 이모씨로부터 지난 2011년 4월 서울 한남동 소재 토지 546㎡를 매입했다.
이후 검찰은 지난 2013년 전씨의 미납 추징금 환수 작업을 시작하면서 해당 토지가 전두환 추징법상 불법 재산에 해당되고, 박씨가 이를 알면서도 토지를 매입했다며 압류 조치했다.
그러자 박씨는 압류 처분에 불복해 이의 신청을 냈고, 해당 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이에 법원은 검사가 제3자의 재산에 대해 강제집행을 허용하도록 한 것은 비례의 원칙 등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보고 헌재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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