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S Report] 집값 교란하는 '아파트값 통계' ② 감정원·KB·부동산114가 조사 주도
정부는 연이은 부동산시장 규제책으로 인해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이 하향세라며 자찬하는 모양세다. 하지만 관련 통계 수치는 조사기관마다 달라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조사기관별 표본수와 범위가 판이해 정확한 통계 수치를 잡아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일각에선 이 같은 통계 수치에 대해 오류를 넘어 불신으로 인식돼 아파트값 과열의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정부의 계속된 규제에도 아파트값이 잠시 안정화된 후 금세 오르거나 인근 지역으로 옮겨타는 소위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이유도 이 같은 통계 오류가 양산한 시장 혼란 때문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현재 대표적인 아파트값 통계 조사업체는 국토교통부 산하의 한국감정원과 민간 조사기관인 KB국민은행·부동산114 등이 있다. 이들의 통계는 어떻게 구현되며 일각에서 지적한 문제점 해결을 위해 전문가들은 어떤 대안을 제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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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 통계 어떻게 나오나━
전국 아파트는 약 1300만가구에 달하기 때문에 시세를 실시간이나 주·월 단위로 전수 조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각 기관은 지역별 표본 단지를 선정해 가격 동향을 조사해 발표한다.표본주택에는 신축, 구축, 대단지, 나홀로 단지 등 다양한 형태의 아파트가 섞여 있다. 이는 수요가 많아 가격 상승률이 높은 곳과 거래가 전혀 없는 비인기 단지의 가격 동향이 모두 시세 조사에 골고루 반영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한국감정원의 전체 표본주택(아파트 기준)은 1만7190가구이며 시·군·구 조사 범위는 261곳이다. 다만 주간 상승률 집계 시에는 표본수를 9400가구로 축소한다. 감정원 관계자는 “월간보다 조사 기간이 짧다보니 조사의 정확성을 위해 주간 조사 시에 표본수를 줄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의 표본주택은 3만327가구로 한국감정원보다 1만3137가구 많다. KB국민은행은 주간, 월간 조사 모두 동일한 표본수를 활용하지만 시·군·구 조사 범위는 153곳으로 한국감정원(261개)보다 108곳이 적다.
부동산114의 조사 규모는 감정원이나 KB국민은행보다 훨씬 많다. 부동산114의 전국 표본주택수는 수도권 424만2848가구, 지방 391만3541가구 등 총 815만6389가구다. 부동산114는 이중 매주 1만6000여개 단지를 추출해 주간 아파트값 통계 결과를 발표한다.
부동산114 통계는 다른 2곳과 달리 시세모니터사(공인중개사무소)가 통계 조사에 참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시세 모니터사가 부동산114의 회원 전용 시세통합관리시스템인 ‘R플러스’에 시세를 입력하면 부동산114는 입력된 시세를 취합해 시세 적정성 검증과정을 거쳐 통계 수치를 발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시세모니터사가 온라인상에 시세를 입력하지 않을 경우 전문시세조사요원이 전화로 시세를 추가 조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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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배한 통계 불신… 대안은?━
전국 아파트값 통계는 사실상 이들 3개 기관에 의존하지만 그동안 신뢰도에 대한 의문은 가득했다. 일각에선 이들 3사의 통계 오류가 아파트값 과열을 부추기거나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각 기관의 조사 결과가 유사하기도 하지만 표본이나 조사방식 등의 차이로 다소 편차가 있다”며 “이 때문에 각 업체의 통계 결과에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수요자들은 주간 변동률보다는 흐름 정도 파악에 의미를 두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이남수 신한은행 장한평금융센터 지점장은 “같은 기간에도 각 기관별 가격통계에 차이가 나는 사례가 빈번해 수요자들이 혼란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거래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주로 호가에 의존하면서 거래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오류로 아파트값 흐름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파트값 상승기일 때는 감정원 통계로 반박하고 대출은 KB국민은행 시세로 규제하고 있다”며 “정부 인증 통계가 시장을 정확히 반영해야 함에도 오히려 정부 입김이 작용하다보니 시장의 신뢰를 잃어버렸다”고 지적했다.
표본수도 오랫동안 지적돼 온 사항이다. 국책연구원 관계자는 “대표적 조사기관인 한국감정원과 KB국민은행, 부동산114 등이 있다곤 하지만 기본적으로 조사기관수가 적은 것도 문제이고 정확한 시장 상황을 반영하기에는 표본수도 지나치게 적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의 대안으로 주간이 아닌 월단위의 집계나 아예 미공개 정보로 운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익명을 요구한 국립대 경제학과 한 교수는 “주택정책 수립의 가장 중요한 근거자료가 되는 변동률 통계에서 정부의 입김이 작용하는 것 자체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통계 생산기간을 변경하거나 아파트처럼 상대적으로 거래가 많은 경우 실거래가 지수를 정책 수립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조사 기관을 더욱 다양화하고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또 다른 국립대 교수는 “보다 다양하고 더 많은 통계 수치가 나와야 소비자 신뢰도가 올라가고 정확한 시장 진단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정부가 부동산 통계조사 관련 예산을 감정원에만 몰아줄 게 아니라 더 많은 기관이 부동산 통계 조사에 참여해 정확한 조사결과를 뽑아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6호(2020년 3월17~2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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