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지난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미래한국당 당사에서 당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공천갈등'이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의 백기투항으로 일단락된 듯 보인다. 미래한국당은 23일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최종 확정한다. 특히 지난 19일 "적어도 20번안에 들어가는 명단을 바꾼다면 저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강력 대응을 시사해왔던 한 전 대표 역시 전날(22일) 돌연 입장문을 통해 "제 경솔함에 부끄러움을 느끼게 됐다"며 "황 대표에게 변함없는 존경을 표한다"고 밝히며 갈등 봉합의 분위기가 형성됐다.
윤주경 순번으로 본 '공천갈등'… 21번→3번→1번? 
미래한국당 등에 따르면 배규한 공천관리위원장(백석대 석좌교수)은 공천관리위원들과 함께 기존 신청 후보들을 재심사해 23일 공관위안을 마련한다. 특히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인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은 잠정 명단에서 1번에 올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래통합당이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통해 비례대표를 공천하는 과정에서 윤 전 관장은 예상과 달리 당선권 바깥 순번으로 간주되는 21번을 배정 받으면서 정쟁의 도화선이 됐다. 

당초 한국당은 총 531명 지원자 중 비례대표 공천 최종 후보로 40명을 추려낸 가운데 당선권인 20번 내에 들어간 통합당 영입인재는 정선미 현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차장이 유일했다. 또 40번 안에 이름을 올린 통합당 총선 인재도 5명뿐이다. 윤 전 관장이 21번에 배정됐고 전주혜 전 부장판사 23번, 윤창현 전 한국금융연구원장 26번 등 모두 20번 밖에 배정돼 의회 입성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염동열 통합당 인재영입위원장은 "영입인사 가치를 전면 무시이자 역차별"이라고 비판했다. 통합당 영입인재들 역시 성명서를 통해 "미래한국당은 통합당 가치를 진정으로 공유하는 정당인가. 통합당이 추구하는 가치를 변함없이 실천할 운명 공동체인가"라며 "답이 '예스'라면 황교안 대표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를 향해 촉구했다.

"영입인재 특별대우는 없었다"며 통합당의 반발에 불쾌함을 드러내왔던 한선교 대표도 여론을 의식한 듯 결국 일부를 수용, 지난 18일 공관위와 협의한 끝에 당선권에 4~5명의 통합당 영입인사들을 들이기로 결정했다. 그러면서도 한국당과 합의했냐는 질문엔 "다른 당이다"라며 선을 그었다.


이 가운데 공관위는 5건의 재심의 요청 중 4건을 수용했다. 당선권 밖에 있던 윤봉길 의사 장손녀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이 기존 21번에서 3번으로 올라갔으며, 당초 3번을 배정받았던 한국당의 1호 영입인재인 시각장애 피아니스트 김예지 강사와 논란이 됐던 신동호 전 MBC 아나운서 국장, 김정현 법률사무소 공정 변호사 등은 당선권을 유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들 외 논란이 된 4명의 인사들은 당선권 밖으로 재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비례대표 1번인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비례대표 후보를 선출하는 당 선거인단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공천안을 거부했다. 이날 선거인단 100명 중 61명이 공천안 찬반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찬성이 13표, 반대 47표, 무효는 1표로 부결됐다. 공천안이 통과되려면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미래한국당이 23일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최종 확정한다. 특히 각 정당 비례대표 공천에서 상징성이 강한 '1번'에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사진=뉴스1

"경솔했다" 한선교 입장 선회… 비례대표 명단 최종 확정
결국 부결 직후 한 대표는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그러면서도 "부패한 권력", "참 가소로운자"라고 미래통합당을 비판하고, "적어도 20번안에 들어가는 명단을 바꾼다면 저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공천갈등은 점입가경의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한 전 대표는 22일 돌연 미래통합당과의 공천 갈등에 대해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돌이켜 생각해보니 저의 경솔함에 부끄러움을 느끼게 됐다"며 "또 저를 염려해주고 격려해줬던 황 대표께 변함없는 존경을 보낸다"고 백기를 들었다. 

다만 그는 "현재 비례대표에 대한 재심사가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며 "간절히 부탁드리건대 수정된 명단에 오른 후보들에 대해 애정어린 마음으로 검토해달라. 참으로 훌륭한 인재들"이라고 당부했다. 한 전 대표의 이 같은 입장은 미래한국당의 새 지도부의 비례대표 수정 작업에 더 이상 불만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 전 대표의 백기 투항으로 공천갈등도 일단락되면서 한국당과 통합당은 총선 승리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한국당은 이날 오후 5시에 새 명단에 대한 선거인단 투표를 진행한다. 투표 후에는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명단을 최종 확정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