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가 국내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국내 증시가 5%대로 폭락한데 이어 한미 통화스왑 체결 소식으로 진정세를 되찾았던 원/달러 환율은 다시 치솟았다.
23일 코스피 지수는 83.69포인트(-5.34%) 내린 1482.46으로 마감했다. 이날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셀코리아'는 이어졌다. 외국인은 2000억원 이상 순매도하며 13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은 5645억원, 기관은 4245억원 순매도했고 개인은 9112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장 6분 2초 만에 코스피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선물가격이 5%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된 데 따른 조치다.
코스닥 지수도 전일보다 23.99포인트(-5.13%) 내린 443.76에 장을 마쳤다. 개인은 2114억원어치 사들였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297억원, 957억원 규모로 팔아치웠다. 코스닥도 이날 개장 후 17분 34초 만에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 모두 지난 19일 이후 단 2거래일 만에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매수 사이드카를 포함, 코스피는 올해에만 5차례, 코스닥은 4차례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미국의 2조 달러(약 2490조원) 규모의 경기 부양책이 의회 반대에 막힌 게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현지시간) CNN·AFP통신에 따르면, 미 상원에서 '3단계 슈퍼 부양책'(phase 3 coronavirus stimulus bill)에 대한 절차적 투표가 찬성 47표, 반대 47표로 부결됐다. 절차적 투표는 법안에 대한 투표 진행 여부를 묻는 절차로, 찬성 60표 이상이 필요하다. 미 행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을 막기 위해 연일 부양책 규모를 늘려왔다. 당초 8500억달러 규모에서 1조달러로 늘린 데 이어, 이번엔 세번째 단계로 2조달러 규모를 추진했던 것.
이영곤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 하락과 유가급락, 경기부양책의 상원부결 소식에 급락했다”며 “당분간 변동성이 큰 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위험관리하면서 핵심 우량주 중심으로 선별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의 이날 조정 폭은 아시아 주요국 주식시장과 비교했을 때 더 큰 데, 이는 외환시장의 불안, 매수주체의 공백이 맞물렸기 때문이다”며 “미 의회 긴급 구제 법안 통과, 연준 회사채 매입 여부 등이 이번 조정 국면에서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한때 1280원대까지 치솟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0원 오른 1266.5원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8.4원 오른 1265.0원에 장을 출발한 뒤 빠르게 상승폭을 확대, 장중 1282.5원까지 치솟았다. 지난주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체결됐던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효과가 하루 만에 사라진 셈이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미 통화스왑 체결에도 불구하고 외환시장 불안요인은 상존하고 있다"며 "현재 외환시장 수급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주식 순매도가 원/달러 환율의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오 연구원은 "그러나 아직까지 국제 금융시장에서 신흥국 자금철수와 함께 외국인의 한국주식 매도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며 " 과거 2008년 한미 달러 통화스왑 당시에도 6개월 가량 추가적인 원/달러 환율 상승이 나타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국채값도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금리 상승)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4.6bp(1bp=0.01%포인트) 오른 연 1.153%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연 1.718%로 10.7bp 상승했다. 5년물과 1년물은 각각 7.4bp, 2.2bp 올라 연 1.462%, 연 1.041%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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