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세금 폭탄'을 내세운 조세저항에 부딪쳐 법안이 국회 통과를 못하던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졌고 곧바로 총선 일정이 시작, 최근엔 여권 일부에서조차 "종부세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정치권의 행보에 대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현정부의 '부자증세'와 '과세형평' 기조가 흔들려선 안된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된다.
이 위원장은 앞서 서초 후보 지원 유세에서도 "1주택 장기 거주자나 뾰족한 소득이 없는 분들에 대해 과도한 세금을 물리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본다"며 "완화할 여지가 있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고 사려깊게 현실화해 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무총리 재임 시절부터 견지해 온 종부세 강화 입장과는 사뭇 다른 주장이다. 실제 이 위원장은 2018년 9월 종부세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일부 언론과 정당에서 세금 폭탄이라고 비판하는데 사실에 맞지 않고 다수 국민의 생각과 어긋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진보정당인 정의당은 이 같은 민주당 지도부의 행보를 비판했다. 김종철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는 "선진국 수준으로 보유세를 강화하는 것이 문재인정부의 약속이었음을 잊었냐"며 "선거 승리에 급급해 자신들이 정책기조로 세운 '보유세 강화'의 기조를 뒤엎는 것에 강력한 경고를 보낸다"고 지적했다.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송파을 후보는 한발 더 나가 "종부세, 야당을 찍고 포기하시겠습니까?"라며 공약으로 내세웠고 이정근 더불어민주당 서초갑 후보도 "재산권을 확실히 지켜드립니다"라고 종부세 감면을 공약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종부세 대상자는 지난해 고지 기준으로 59만5000명이다. 전체 국민대비 1.1% 수준. 이중 개인 주택분 종부세 과세 대상자는 50만4000명이다. 2018년 통계청 조사 기준 집이 있는 1401만명의 3.6%에 해당한다. 해마다 6월1일 기준 개인별 보유 부동산의 공시가격 합계가 ▲주택 공시가격 6억원(1주택자 9억원) ▲종합합산 토지 5억원 등을 초과한 사람에게 부과되는 부자증세다.
공시가격 9억원 기준은 종부세가 처음 도입된 2005년과 같은 수준이다. 더구나 공시가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세부담을 경감해준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현실화율을 낮춰 지난해 시세 대비 60~70% 수준에 그친다. 종부세 부과기준인 공시가격 9억원은 시세로 약 13억원이다. 서울 아파트값 평균은 KB국민은행의 '3월 주택시장동향' 기준 9억1201만원이다.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공시가격이 8억6400만원에서 올해 10억8400만원으로 약 25.5% 올랐다. 지난해엔 종부세를 안냈지만 올해는 부과 대상이 됐다.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한 총 보유세는 약 33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98만원 증가했다.
종부세는 부자증세인 만큼 부과대상 역시 고가주택이 밀집한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등에 몰려있다. 올해 강남구 53%(8만8054가구) 서초구 50.6%(6만2946가구) 송파구 28.8%(5만4871가구) 등이 부과대상이다.
'뉴스타파'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보공개를 분석한 결과 21대 총선 후보 가운데 최근 5년간 종부세 납부자는 261명(지역구 207명, 비례대표 54명)으로 전체의 18.4%에 달했다. 국민 전체 종부세 납부자인 3.6%의 5배를 넘는다.
현행 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상의 종부세 최고세율은 3.2%다. 정부·여당은 지난해 12·16대책의 종부세법 개정안을 여당 국회 기획재정위 간사이자 조세소위원장인 김정우 의원을 통해 대표발의했다.
이 법안이 총선 후 5월까지 국회를 통과해야 과세 기준일인 6월1일을 기점으로 올해 납부분을 적용할 수 있다. 다만 종부세법이 개정되지 않아도 공시가격 인상으로 인한 종부세 인상 효과가 예상된다. 공시가격은 종부세뿐 아니라 재산세의 부과기준이 되므로 올해 공시가격 인상률에 따라 종부세도 비례해 증가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19일∼이달 8일 공동주택 사전 공시가격에 대한 온라인 이의신청 건수는 3만5000건을 넘었다. 역대 이의신청이 가장 많았던 2007년(5만6355건) 이어 두번째로 많은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