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2020 국가재정전략회의'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불을 끌 때도 조기에 충분한 물을 부어야 빠른 진화로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라며 "국제통화기금(IMF)이 지금 과감한 재정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가까운 미래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재정은 국가정책을 실현하는 직접적인 수단이다. 우리 사회가 가야 할 방향과 목표를 담아야 한다"라며 "경제 위기 국면에서는 국민의 고통을 해결하는 데 앞장 서서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 경제가 바닥을 향해 달려간다. IMF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침체와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세계 170개 이상 국가에서 1인당 소득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다"라며 "우리 경제도 예외는 아니다. 수출이 급감하는 가운데 항공·관광·외식업 등 서비스업 위축이 제조업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 취업자 수가 크게 감소하며 고용 충격도 가시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재정 당국이 그동안 건전성에 중점을 두며 확장 재정의 여력을 비축해 온 것이 큰 힘이 되고 있다"며 "벌써 전 세계가 너나할 것 없이 재정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확장적 재정 정책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그는 "다섯 차례의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중소상공인, 고용 취약계층, 피해 업종, 기간 산업 등에 총 250조 원을 투입하는 특단의 결정을 내렸다. 우리 GDP의 13%에 해당하는 규모"라며 "국민의 삶이 어려울 때 재정이 큰 역할을 해줬지만 실물경제 위축이 본격화되고 있어 더 과감한 재정 역할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위기 극복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한국판 뉴딜도 준비해야 한다"며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앞서 준비하며, 미래형 일자리를 만드는 디지털 뉴딜과 함께 환경 친화적 일자리를 창출하는 '그린 뉴딜'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디지털 경제 시대의 일자리 변화에 대응해 복지 제도를 확충하고 공정경제 개혁도 멈추지 않고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정부의 확장적 재정 정책과 관련해 "재정건전성의 악화를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며 "재정 당국도 그 점을 충분히 유념해주시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어 "하지만 지금의 심각한 위기 국면에서는 충분한 재정 투입을 통해 빨리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성장률을 높여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는, 좀 더 긴 호흡의 재정 투자의 선순환을 도모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그것이 길게 볼 때 오히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의 악화를 막는 길"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국가 재정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서도 매우 건전한 편"이라며 "지금 우리의 국가채무비율은 2차 추경까지 포함해서 41% 수준이다. 3차 추경까지 하더라도 110%에 달하는 OECD에 평균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한 코로나에 대응하는 국가채무비율의 증가폭도 다른 주요국가들에 비해 오히려 낮은 편"이라며 "재정건전성을 고려하면서 우리의 재정여력을 국민 삶을 지키는데 잘 활용해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부터 허리띠를 졸라매겠다.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상황이 매우 달라진 만큼 부처 별로 지출 우선 순위를 다시 원점에서 꼼꼼히 살펴서 지출 구조조정에 적극 협력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국가재정전략회의는 향후 5년 간 국가 재정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최고위급 의사 결정 회의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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