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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 사업자가 ‘슈퍼갑’인 이유━
홈쇼핑사가 ‘갑질 논란’의 중심에 서는 건 이러한 구조적 한계 때문이다. 납품업체 위에 홈쇼핑이 있다면 그런 홈쇼핑을 쥐고 흔들 수 있는 위치에 IPTV 사업자가 있는 구조다. 납품업체들은 홈쇼핑이 주요 판매 창구가 되고 홈쇼핑사는 채널 장사 권한을 갖고 있는 IPTV 사업자에게 기댈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갑-을 관계’가 형성된다.
왜일까. TV홈쇼핑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황금 채널’ 잡기다. 아무리 좋은 상품을 팔더라도 노출이 되지 않으면 매출과 직결되지 않아서다. 지상파 방송과 인접한 번호로 소비자가 채널을 돌리다 쉽게 진입할 수 있어야 더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2018년 KT 올레TV 개편 당시 존재감이 없던 ‘SK스토아’가 4번 채널을 차지한 후 업계 분기 매출 1위를 달성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홈쇼핑업체는 자사 이익의 5배에 달하는 금액을 송출수수료로 지불하고 있다. GS·CJ·롯데·현대·NS·홈앤·공영홈쇼핑 등 국내 주요 7개 홈쇼핑사의 송출수수료는 2014년 처음으로 1조원(1조454억원)을 넘어선 뒤 매년 증가했다.
T커머스(T-commerce, 데이터 홈쇼핑 채널) 5개 기업까지 더할 경우 송출수수료는 ▲2015년 1조1445억원 ▲2016년 1조2535억원 ▲2017년 1조3874억원 ▲2018년 1조6337억원 ▲2019년 1조7500억원 등으로 매해 평균 8%대 인상률을 보였다.
방송 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도 점차 상승하고 있다. 2014년 31.8%이던 이 비중은 2018년 48.7%까지 커졌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이 비중이 50%를 넘긴 것으로 추산된다. 홈쇼핑이 1만원을 벌면 그중에 5000원 이상이 송출수수료로 나가는 셈이다. 업체별로는 매출대비 85%를 송출수수료로 내는 곳도 있다.
반면 홈쇼핑 방송 매출액은 2017년 3조5333억원을 기점으로 2018년 3조4938억원을 기록하는 등 점차 쪼그라드는 추세다. 홈쇼핑업계 한 관계자는 “방송매출액은 줄고 T커머스 사업자로 경쟁까지 치열해진 상황에서 송출수수료만 계속 늘어나는 악순환에 놓여있다”며 “홈쇼핑 판매수수료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사실은 돈 벌어서 남 좋은 일만 하고 있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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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억원’ 합의 실패하면… 뒷번호로 밀려━
IPTV 사업자가 송출수수료로 챙기는 돈은 그만큼 많아졌다. IPTV 사업자의 매출액 중 홈쇼핑 송출수수료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7127억원으로 2017년 전 4890억원보다 45.7% 급증했다.
더 큰 문제는 올해 SK브로드밴드가 티브로드를,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각각 인수하면서 IPTV의 시장 지위가 더 확고해졌다는 것이다. 실제 유료방송 시장에서 ▲KT 21%대 ▲SK브로드밴드 14%대 ▲LG유플러스 12%대 등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9.6% 점유율인 티브로드가 SK에, 12.6%의 CJ헬로가 LG유플러스 품에 각각 안기면서 IPTV 3사는 전체 유료방송 시장의 70%를 점유하는 절대강자로 떠올랐다.
업계는 IPTV의 지위가 더 커지면서 매년 진행되는 송출수수료 협상을 우려하고 있다. 가뜩이나 부르는 게 값인 상황에서 ‘슈퍼갑’이 3사로 늘어나 더 ‘을’의 위치가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황기섭 한국TV홈쇼핑협회 사무처 실장은 “연평균 40%에 이르는 IPTV의 급격한 송출수수료 인상이 가장 큰 문제”라며 “IPTV가 케이블TV를 인수·합병하면서 힘이 더 세져 부담이 더 커졌다”고 털어놨다.
별다른 가이드라인이 없는 것도 문제다. “300억”, “40% 인상” 등 IPTV 사업자들이 원하는 인상안을 내놓으면 홈쇼핑업체들은 이를 어떻게든 낮추기 위한 끝없는 협상을 반복한다. 이 때문에 매년 3월 시작되는 협상이 해를 넘겨 마무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여기서 합의하지 못하면 홈쇼핑사는 ‘황금 채널’과 거리가 먼 뒷번호를 배정받고 재협상을 기다려야 한다.
홈쇼핑업계 한 임원은 “망 사업자가 제시한 가격을 맞추지 못하면 매출과 황금채널 모두를 잃는 상황이라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아주는 셈”이라며 “송출수수료가 현실화되지 않는다면 결국 공멸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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