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번리에 거주하는 제이크 헤플. 헤플은 지난 23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맨시티와 번리의 경기에서 인종차별 반대를 조롱하는 듯한 현수막을 게재한 혐의를 받는다. /사진='더 선' 보도화면 캡처
영국 현지 경찰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 도중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조롱하는 듯한 현수막을 날린 용의자를 지목했다. 이 용의자는 자신의 행동에 반성하는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23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 선'에 따르면 영국 랭커셔주 경찰당국은 전날 열린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번리의 경기에서 '백인의 목숨도 소중해요 번리'(White Lives Matter, Burnley)라는 문구가 쓰여진 현수막을 비행기에 매달아 상공에서 게재한 인물을 특정했다.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은 리그 재개 이후 인종차별 반대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선수들은 경기가 열리기 전 미국에서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기 위해 묵념을 한다. 이어 전반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불리면 잠시 동안 한 쪽 무릎을 꿇고 경기장에 앉아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뜻을 재차 강조한다.


지난 23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 번리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경기 시작 전 '백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상공에 게재돼 있다. /사진=로이터
지난 22일 열린 경기에서도 맨시티와 번리 선수들은 이같은 제스처를 취했다. 그러는 사이 이같은 내용을 적은 현수막이 경기장 위를 날아다닌 것이다. 때문에 현수막에 이름까지 들어간 번리 구단은 경기가 끝난 뒤 공식 성명을 내고 본인들과 관계된 것이 아니라고 해명해야 했다.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은 번리 지역에 거주하는 제이크 헤플이라는 남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헤플은 이날 저녁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이번 사건이 자신이 벌인 일임을 밝히며 "이번 기회를 빌어 사과를… XX 아무에게도 하지 않겠다"라고 게재했다. 자신의 행동이 떳떳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매체는 그가 '잉글랜드 수호리그'(England Defence League)라는 이름의 극우단체 추종자이며 열렬한 이슬람 혐오주의자라고 설명했다.

루스 프록터 랭커셔주 경찰서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현지법상 헤플의 이번 행위는 인종차별로 인한 가중처벌이 가능하며 최대 2년의 징역형까지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