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검사장(왼쪽)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검찰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심의위)가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에 대한 수사계속 및 기소여부 판단을 위한 회의에 돌입했다.
이날 회의에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과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한동훈 검사장이 참석해 위원들을 대상으로 40분씩 번갈아 가며 설득에 나설 예정이다.

심의위는 24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15층 회의실에서 현안위원회(현안위) 회의를 비공개로 열고 논의에 들어갔다.


심의위 위원들은 약 30분 동안 사건 관계인 등이 제출한 의견서를 검토한 뒤 오후 3시부터 서울중앙지검 수사팀과 이 전 대표, 이 전 기자, 한 검사장 측의 의견을 듣고 질의응답을 각각 40분씩 진행한다.

먼저 해당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진웅)는 2월13일 부산고검 대화 녹취록과 채널A진상조사 보고서를 포함해 여러 증거를 토대로 강요미수 혐의와 공모관계가 성립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기자 측이 공개한 지난 2월13일 한 검사장과 나눈 대화 녹취록 전문에 따르면 한 검사장은 이 전 기자가 "신라젠 수사는 수사대로 따라가되 너(후배 기자)는 유시민만 좀 찾아라"라고 하자 "그건 해볼 만하지"라고 답한다. 또 이 전 기자가 "이철, A씨, B씨, 제가 사실 교도소에 편지도 썼다. 당신 어차피 쟤네들이 다 버릴 것이고"라고 하자 "그런 거 하다가 한 건 걸리면 되지"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채널A진상조사 보고서'엔 이 전 기자가 후배 기자에게 전화해 한 검사장이 '내가 검찰 수사팀에 얘기해 줄 수도 있다. 나를 팔아라'라고 말했다는 대화 내용이 언급되어 있기도 하다.

앞서 정진웅 중앙지검 형사1부 부장검사는 지난 7일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를 통해 "다수의 중요 증거를 확보해 실체적 진실에 상당 부분 접근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 측은 2월13일 녹취록이 공개된 이후에도 "범죄혐의 유무는 특정 녹취록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확보됐거나 앞으로 수집될 다양한 증거자료들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 측은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의 공모관계가 성립한다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 브리핑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 측 장경식 변호사는 이날 심의위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표가 배우자나 딸에게 보낸 편지를 설명하고,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가 왜 공모했다고 보는지 상세하게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변호사는 "서울남부지검의 신라젠 수사가 이 전 기자가 이 전 대표에게 보낸 편지에서 언급한 그대로 진행됐다.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의 부산고검) 녹취록만을 공모증거로 보지 않는다"며 심의위에서 이 전 대표가 받은 편지도 제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른바 '검언유착'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의 변호를 맡은 장경식 변호사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서 열린 검찰수사심의위원회 현안위원회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7.2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반면 이 전 기자 측과 한 검사장 측은 공모관계는 성립될 수 없다는 취지로 반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기자 측 주진우 변호사는 ""(2월13일 녹취록에 언급된) '그런 거 하다 한 건 걸리면 되지'라는 발언은 취재를 하겠다는 기자에게 추임새처럼 '잘 해 보라'는 덕담"이라며 "(이철 수사와 관련해서도) 객관적으로 검찰권이 동원된 사안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검사장 측도 여러 차례에 걸쳐 취재에 관여한 적이 없다고 입장을 밝힌 만큼 공모관계는 없었다는 주장을 펼칠 것이 확실하다. 2월13일 녹취록을 보면 한 검사장은 이 전 기자가 신라젠 수사와 관련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언급하자 "관심 없다"며 "금융 범죄를 정확하게 규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 검사장 측은 이날 심의위에서 이러한 점을 중점적으로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한 검사장 측 김종필 변호사는 "(2월13일 녹취록은) 정상적인 입장에서 보면 어떻게 공모라고 볼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 전 기자 측은 공모관계 불성립 외에도 강요미수 혐의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할 것으로 전해졌다. 취재에 협조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가하겠다는 '불이익 고지'가 없었을 뿐더라 피해자 측에서 겁을 먹을만한 상황도 아니었다는 이유에서다.

대검찰청 형사부도 직접적인 사건 관계인은 아니지만 강요미수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준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대검의 의견서는 심의위 시작 이후 위원회에서 결정하는 경우, 제출이 허용된다.

시민단체 민주언론시민연합도 검언유착 의혹을 처음 고발한 단체로서 전날 엄정한 수사와 재판을 통해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한 상태다.

한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검언유착 의혹의 핵심은 '검찰이 유시민을 잡기 위해 채널A에 외주를 준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인지 정도를 넘어서 더 깊이 개입돼 있지 않나 이런 의심도 한다"며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니라 자기 감싸기"라고도 비판했다.

양창수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심의위원회 주재를 위해 차를 타고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2020.7.2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