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권혁준 기자 = 전국을 불안에 몰아넣었던 '수돗물 유충'을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될까.
28일 공개된 전수조사 결과에서는 정수장 3곳에서 유충이 추가로 발견됐다. 환경부는 유충이 여과지에서만 발견된만큼 일반 수돗물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역세척 주기를 단축하는 등 보완 조치를 통해 유충 유입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입장이다.
환경부는 지난 17일부터 26일까지 전국 일반정수장 435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 모든 일반정수장의 배수지와 수용가(일반 가정)에서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28일 밝혔다.
배수지는 정화과정을 거쳐 깨끗해진 물이 가정에 공급되기 전에 마지막으로 거치는 곳으로, 이곳에서 일반 가정으로 물이 공급된다. 환경부는 인천 '수돗물 유충' 사태 이후 일반 가정을 대상으로도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는데, 일반정수장을 통해 물이 공급되는 가정에서 유충이 신고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배수지·수용가가 아닌 여과지에서는 일부 유충이 발견된 곳이 있었다. 전체 0.7%에 해당하는 정수장 3곳(합천 적중, 강릉 연곡, 무주 무풍)에서 소량의 유충이 발견된 것이다.
하지만 환경부는 여과지에서 발견된 유충은 자연스럽게 걸러져 가정으로 공급되는 수돗물에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수돗물은 통상 취수장의 혼화지·응집지·침전지·여과지 등 여러 단계를 거친 뒤 염소를 투입하고 나서 정수지·펌프실·배수지 등을 거쳐 일반 가정으로 공급된다. 그렇기에 배수지와 수용가에서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수돗물은 안전하다고 보는 것이다.
여과지에서 유충이 발생한 것은 여과지를 뒤집어 세척하는 '역세척' 주기를 통상보다 길게 가져간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모래 여과지의 경우 통상 2~3일에 한 번씩 역세척을 한다. 하지만 합천과 무주의 경우 원수인 계곡수의 수질이 1급수로 매우 좋아 역세척 주기를 다소 길게 가져갔다.
환경부 관계자는 "역세척 주기에 대한 매뉴얼은 정해져 있지만, 통상 현장에서 이물질이 쌓이는 것을 보면서 주기를 결정한다"면서 "합천과 무주의 경우 물이 워낙 깨끗해 이물질이 쌓이지 않아 역세척 주기를 좀 더 길게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릉의 경우 완속 여과지로 애초에 노천에 개방돼 있는 형태다. 이로 인해 유충이 유입됐지만, 여과 단계에서 걸러졌다는 설명이다.
환경부는 여과지에서 유충이 발견된 3곳의 정수장에 대해서도 여과지 모래 교체와 포충기 설치, 역세척 주기 단축 등의 보완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여과지 단계에서 발생하는 유충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다.
또한 이번 전수조사를 통해 방충망 강화, 청결 강화, 시건장치 도입 등의 필요성이 제기된 85곳에 대해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주 긴급 점검에 결과 49곳 중 7곳에서 유충이 발견됐던 고도정수처리 시설(활성탄 여과지)에 대한 관리 감독도 강화하고 있다.
기존의 표준처리공정은 혼화→응집→침전→여과→소독 공정을 거친다. 고도처리정수장은 정수처리 마무리 단계인 여과 부분에 입상활성탄 공정을 추가했다. 목재, 톱밥, 석탄 등을 태워 흡착력을 높인 활성탄을 이용한 이 공정을 거치면 기존의 표준처리공정에서 제거하기 어려운 미량의 유해물질을 없앨 수 있다.
활성탄 여과지(활성탄지)의 경우 역세척 주기가 10~30일로 일반 여과지(2~3일)보다 훨씬 길다. 활성탄지로 오기 이전 오존 처리까지 거치면서 이미 유해물질이 제거된 깨끗한 물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경우 개방돼 있는 활성탄지로 깔따구 성충들이 날아들어 알을 낳으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여름철 활성탄지의 역세척 주기를 단축하고, 역세척 속도와 지속시간을 증대해 운전하는 것으로 유충을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정수장 건물동에 미세방충망과 이중 출입문 등을 설치하고, 건물 내 유충이 유입할 경우 퇴치할 포충기를 설치하기로 했다. 또한 활성탄지에 개폐식 차단시설 등의 설치로 생물체 접근을 차단하는 '3중 차단'을 도입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식품위생관리 국제표준기준인 ISO 22000 도입을 통해 전체적인 위생 수준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ISO 22000은 현재는 서울시 6개 정수장에만 도입돼 있는 상황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재정 여건 등의 문제로 모든 곳에서 도입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서울 외의 지자체들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수돗물과 관련해 나아가야할 방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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