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은지 기자 =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한 산하 수석비서관 5명이 7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일괄 사의를 표명한 배경에 노 실장에서 시작된 청와대 참모진의 '다주택 논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는 초유의 비서실장실 산하 수석급의 일괄 사표 제출 배경에 대해 "최근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책임을 지겠다는 뜻"이라고 짧게 설명했다.
이 '종합적인 책임'이 결국 노영민 비서실장이 청와대 고위참모진의 다주택 처분을 권고한 지 8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말끔하게 정리하지 못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을 끼친 것에 대한 반성이자 책임의 의미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청와대가 다주택 관련 논란을 '사서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는 시작은 지난해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의 갑작스러운 발표였다.
노 실장은 지난해 12월16일 청와대 고위 참모진에게 "수도권 내 2채 이상 집을 보유한 공직자들은 불가피한 사유가 없다면 이른 시일 안에 1채를 제외한 나머지를 처분하라"고 권고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청와대는 당시 '이른 시일'은 6개월 내를 뜻하며, 불가피한 사유에 대한 소명의 판단 기준은 "일반적 국민들의 눈높이, 상식적 기준"이라고 규정했다.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에 2채 이상 보유한 참모진은 공직자 재산신고 기준으로 11명이라고 밝혔다.
노 실장의 권고는 당시 정부의 부동산 가격 안정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다주택을 보유한 참모들이 발표하는 정부 정책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겠냐는 반성이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권고사항이 발표된 후 청와대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해 일사불란하게 뜻을 모으겠다는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 사유재산을 강제로 처분하라는 지시에 옳고 그름에 대한 잡음부터 나왔다. 다주택자인 노 실장의 처분 권고가 법적제재가 불가능한 '권고사항'이라 실효성이 있겠냐는 한계도 지적됐다.
이후 노 실장의 첫번째 권고에 대한 마감기한인 6월16일과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 발표가 겹치면서 시선은 자연스럽게 청와대로 쏠렸다.
노 실장은 7월2일 청와대 내부 회의에서 7월 중으로 1주택을 제외하고 처분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했다. 마감 기한을 6월16일에서 7월 말로 한 차례 연기한 것이다.
청와대는 노 실장도 1주택을 처분하기로 했다고 했다며 "그간 주택을 팔려고 노력했으나 쉽게 팔리지 않아 급매물로 이번에 내놨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노 실장이 서울 서초구 반포 아파트를 처분하기로 했다고 알려졌다가 추후에 청주 소재 아파트를 매각한다고 정정하면서 또다시 논란이 일었다.
대통령비서실장마저 '똘똘한 한 채'를 남겨두려 한다는 지적에, 자신의 지역구였던 '청주'를 버린 것이냐는 지적까지 눈총을 받았다. 논란 끝에 노 실장은 서울 반포 아파트도 매각하면서 무주택자가 됐다.
두 번째 시한이었던 7월 말, 청와대는 "해당 다주택 보유자들은 1주택을 제외하고 나머지 주택을 처분했거나 처분 중에 있다"라며 "현재 8명이 다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 명도 예외 없이 모두 처분 의사를 표명하고, 처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청와대는 8명의 다주택 참모가 8월 중순, 늦어도 8월 말까지는 매매계약을 마무리하고 계약서를 제출할 것을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제시한 세 번째 시한이다.
8명 중에서 단연 김조원 민정수석에게 눈길이 쏠렸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과 송파구 잠실동에 아파트 2채를 보유하고 있는 김 수석은 처음부터 다주택 처분 대상이었지만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 청와대 방침에 반기를 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급기야 교체설까지 휘말렸다.
김 수석은 전날(6일) 잠실 아파트를 최근 거래 가격보다 비싼 가격에 내놨다가 논란이 되자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또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에 대해 "통상 부동산 거래를 할 때 본인이 '내가 얼마에 팔아 달라, 팔아 달라, 남자들은 잘 모르는 경우가 있는데 김 수석은 '복덕방에 내놓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설명해 비판을 받았다.
정부 정책의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 청와대가 솔선수범하겠다는 취지는 이미 무색해진 상황에서 노 실장의 권고 후 두 차례나 마감 기한을 미루면서까지 정리하지 못한 것, 시간이 지날수록 청와대발(發) 논란이 계속되자 이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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