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은 올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급감했지만 2분기엔 화물부문 매출이 6391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95% 증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내놓았다. 아시아나항공 영업이익은 1151억원을 기록해 1년 반 만에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사진=머니투데이
무산 위기까지 내몰렸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이 계약 당사자간의 대면 협상으로 다시 살아날지 관심이 쏠린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매각주체인 금호산업에 대표이사간 대면협상을 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현산은 아시아나항공 부채 재실사에 무게를 두고 있어 법적인 책임공방도 오갈 수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산과 금호는 당초 12일 종결 예정이던 인수계약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산은 올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아시아나항공 부채가 급증하고 주가가 하락하자 지난 6월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재실사를 요구했다.

현산은 ▲아시아나항공 부채와 차입금이 인수계약 기준이 되는 지난해 반기 재무제표 대비 급증하고 당기순손실이 증가 ▲매수인 동의 없이 추가자금 차입과 영구전환사채 신규발행을 진행 ▲부실 계열사에 대한 자금지원 ▲금호티앤아이의 전환사채 상환과 관련 계열사에 부담이 전가된 점을 문제 삼았다. 이밖에도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관련 계열사 부당지원 ▲계열사간 저금리 차입금 부당지원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투자손실 ▲포트코리아 런앤히트 사모펀드를 통한 계열사 부당지원 문제에 대해서도 확인을 요청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은 화물부문 매출이 6391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95% 증가, 올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내놓았다. 아시아나항공 영업이익은 1151억원을 기록해 1년 반 만에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현산은 채권단이 제시한 계약이행 기한을 이틀 앞둔 지난 9일 금호산업에 "대표이사간 대면 협상을 하자"고 제안했다. 금호산업은 지난 10일 이원태 부회장 주재로 비상경영위원회를 열고 현산이 제안한 대표이사간 대면 협상안을 논의했다. 현산이 계약을 지연시킨다는 이유로 파기를 주장했던 금호산업은 여전히 신중한 모습이지만 "만나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 앉으면 핵심 의제는 재실사 기간과 범위가 될 전망이다. 현산은 12주간의 재실사를 요구했지만 이에 대해 채권단은 "과도한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지난해 말 기자회견을 열고 아시아나항공 인수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매각 무산 시 채권단 주도 경영? 소송도 불가피
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재무제표의 신뢰성 등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인수가 전제된다면 인수 이후 영업환경 분석이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대응책 마련 목적으로 제한된 범위에서 재실사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금호뿐 아니라 채권단 입장에서도 현산과의 M&A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만약 이번 계약이 파기될 경우 새로운 인수자를 찾거나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보유할 수밖에 없게 되는데 둘 다 쉬운 과정이 아니다. 업계는 아시아나항공 M&A가 무산되면 구조조정 및 분리매각 추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은 “매각이 무산될 때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시장안정 도모 및 유동성 지원, 영구채 주식 전환 등을 통한 채권단 주도의 경영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몽규 현산 회장은 지난해 말 2조5000억원에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이번에 계약을 파기하게 되면 2500억원의 계약금을 놓고 금호산업과 소송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소송이 진행될 경우 법적 책임이 누구에게 더 있느냐가 관건이 된다.

선례를 보면 2008년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다가 포기했는데 8년간의 법정공방 끝에 이행보증금 3150억원 중 일부만 돌려받았다.

정 회장은 지난주 여름휴가를 마치고 복귀해 M&A 관련 서적을 읽는 등 경영 구상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산은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미래를 위한 재실사에 대해 필요성과 진정성을 왜곡하고 거래무산의 책임을 전가하려는 금호산업에 깊은 유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