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이세현 기자 = 검찰 개혁은 비단 정치권뿐 아니라 검찰 내부에서도 공감을 얻고 있는 주제이다. 검찰 스스로도 비대해진 권력으로 인한 부작용과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잘 알고 있다. 사실 검찰에서 전 국민의 이슈가 되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수사는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대부분 형사 및 민생 사건들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묵묵히 일하는 검사들이 더 많다는 데 반론의 여지는 없다.
다만 검찰이 권력을 견제하는 기능을 아예 포기해야하는지, 지금 현 정권이 추진 중인 개혁의 방향과 방식이 맞는지에 대해선 서로 의견이 엇갈린다. 가장 최근에 법무부가 내놓은 직제개편안만 해도 실무진의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성급하고 무리한 정책이라는 비판 여론이 팽배한 상태다.
◇검·경수사권 조정…"檢 권한 축소만큼 警 역량 올라와야"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개혁을 위해 추진 중인 검·경수사권 조정 방안은 이듬해 1월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 7일 검경수사권 조정의 세부사항을 규정한 하위법령을 마련해 입법예고했다.
검찰이 수사할 수 있는 범위를 한정하고 경찰과의 관계를 '지배'가 아닌 '협력'하는 관계로 변경하는 게 검경수사권 조정안의 골자다. 그러나 현재의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대해선 우려섞인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도 사실이다.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원래는 직접수사를 경찰이 하고 검찰은 수사에 나서지 않되 경찰을 통제하도록 해서 형사절차에 관한 권한을 배분하고 어느 한 기관에 독점적인 결정권을 주지 않아야하는 취지"라며 "지금 논의되는 방안은 경찰에 대한 검찰의 통제권을 약화시키고 경찰과 검찰이 각각 통제받지 않고 수사를 하도록 되어있어 기본 방향이 틀렸다"고 지적했다.
검찰을 개혁하는 속도에 맞춰 경찰의 역량 역시 올라와야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의 수사 노하우를 경찰에 전하는 과정 없이 검찰의 권한 축소에만 급급하다면 국민 입장에서 제대로 된 형사사법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겠냐는 것이다.
아직 '설 익은' 경찰 수사를 받을 경우 결국 능력 있는 변호사를 선임한 사람만 수사 과정에서의 허점을 찾아내 제대로 된 서비스와 권리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형사사법 과정의 '빈부격차'가 더욱 극심해지고 '무전유죄 유전무죄' 논란이 더 심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청장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수사를 하다보면 새로운 범죄를 인지하고 공범도 잡히는데 계속 서로의 관할을 침범해 충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신속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많은 비용이 들어 국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1차 수사 종결에 대한 이의제기를 고소인이 할 경우 변호인을 선임해야 하고, 누군가 고소장을 냈을 때 서로 관할이 아니라는 이유로 미루게 되면 고소인은 경찰과 검찰을 '뺑뺑이 도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검찰 권력 견제…온전한 권한 분산과 공수처 역할 중요"
법조계에선 검찰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완전한 권한 분산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사권과 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해 경찰이 직접수사를 하면 검찰이 경찰을 통제하고, 고위 공무원과 정치 권력에 대한 수사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맡아야 한다는 취지다.
자연스럽게 경찰과 검찰, 공수처가 서로 견제하는 양상을 만들어 각자의 권한이 비대해지는 것을 막고 각자 맡은 제 기능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도록 감시하는 체제가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다. 여기서 법무부의 검찰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
때문에 지금처럼 성급하게 밀어붙여선 안 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 피부에 와 닿는 현실적인 문제인만큼 검찰과 경찰 내부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반영해 조직을 바꾸고 급작스러운 변화로 인한 혼란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팀장은 "제도가 바뀌더라도 세상은 똑같이 범죄가 발생하고 민생사건이 있을 수 있다"며 "경찰 수사의 마스터플랜이 없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인권 침해와 진실이 어느 정도 묻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금 전 의원은 "형사 절차는 인권과 관련이 깊기 때문에 제도를 만들거나 변경할 때는 국회가 만드는 법률에 의해야 한다"며 "법적,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는 위원회 등을 운영하고 그 위원회에서 나오는 안을 실현하도록 하는 것은 형사사법의 성격과 맞지 않고 정치적 지형에 따라 흔들릴 위험성이 높다"고 했다.
검찰이 정치적으로 얽힌 고소·고발 사건을 최대한 지양하고 해당 영역을 완전히 공수처로 물리는 방안도 제기된다. 정치적인 영역을 모두 공수처에 맡긴다면 검찰이 더 이상 정치적인 신뢰 확보에 몰두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검사장 직선제로 정치 권력이 아닌 국민의 손에서 검찰의 수장을 선택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러나 직선으로 뽑히는 검찰총장이나 검사장은 막강한 힘을 갖게 돼 위험하기에 권한 분산이 최선이라는 반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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