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수도권 공공택지에 분양한 일부 아파트에서 과도한 분양가 부풀리기가 있었다는 사실이 감사원의 분양가상한제 운영실태 감사 결과 드러났다.
하지만 감사원과 함께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분양가를 승인한 경기도 남양주시에 ‘주의’ 조치를 줬을 뿐, 정작 시행사와 시공사는 과도하게 챙긴 분양금액을 계약자들에게 돌려주지 않아 소송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입주 예정인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동 배양리 다산진건지구 내 주상복합아파트 ‘다산자이아이비플레이스’의 경우 올 2월 감사원 감사 결과 분양가 상한금액 산출기준인 건축비가 1채당 평균 수천만원씩 부풀려진 것으로 밝혀졌다.
아파트 967가구(108~140㎡)와 오피스텔 270실(62~143㎡) 등 모두 1237채로 구성된 이 단지는 2017년 9월 분양됐다. 당시 3.3㎡당 평균 분양가는 아파트 1450만원, 오피스텔 780만원 등으로 아파트의 경우 전용 84㎡ 5~9층 기준 5억200만~5억880만원이다. 아파트 발코니 확장비는 1126만~1974만원 수준이다.
이번 감사원 감사 결과 기본형건축비의 세부 산출 기준도 문제지만 가산비 책정 역시 주먹구구식이었다. 각종 인테리어나 시설, 준공 지연 등의 이유로 사업주가 임의대로 가산비를 책정했고 분양가 승인권자인 남양주시도 이를 제대로 심사하지 않았다는 게 감사원 지적이다.
다산자이아이비플레이스의 경우 ▲골조 수량과 콘크리트 강도 증가 비용 268억원 ▲고층 설비 장비 추가 노임할증 40억원 ▲사업기간 증가비용 명목의 63억원 등 총 371억원을 가산비로 책정됐다. 남양주시 분양가심사위원회는 이를 그대로 인정했다. 하지만 주택법상 이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지하철역과 연결되는 지하보도 건설비용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분양가에는 76억원의 지하연결통로 건설비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감사원은 이 지하연결통로 건설비에 41억원의 부당한 광고손실이 포함돼 있다고 봤다. 따라서 가산비(371억원)에 이 비용(41억원)을 감안, 단순 계산하면 사업주가 1채당 3330만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셈이다.
이 아파트를 분양받은 계약자들은 분개하고 있다. 한 계약자는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의 비용을 과도하게 받은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되돌려받지 못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이럴 것이라면 대체 감사원이 감사를 왜 한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사업자 측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 이후 시행사인 화이트코리아에 분양가 산정내역을 제출하라는 요구가 있었다"며 "소송이 아니면 행정적인 절차를 통해 분양대금을 반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분양자들이 관련 소송을 진행할 경우 감사보고서가 법정에서의 간접 증거로 활용될 수는 있지만 판례를 보면 패소 사례가 더 많다"며 "시행사와 시공사에 분양대금을 돌려줄 것을 강제할 권한이 정부엔 없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 역시 "감사원 감사에서 분양가 산정 과정을 조사한 건 맞지만 이후에 추가 조치에 대한 행정적 절차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들 계약자 역시 다산자이아이비플레이스와 마찬가지로 뻥튀기된 분양대금을 되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이 같은 사실을 모르는 계약자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감사원 감사에서 위법·부당사항이 확인돼 주의 조치 등을 받은 사례는 모두 12건으로 분양가 상한금액 산정체계에서 기본형건축비나 가산비 등에서 오류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