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보건 노동자 등으로 이뤄진 단체인 무상의료운동본부가 “의사 집단휴진은 정당성과 명분이 없다”며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등 다수 단체로 구성된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무상의료운동본부)는 25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운동본부는 “의사협회의 뜬금없는 집단행동이 간호사와 병원노동자들에 더욱 큰 어려움을 주고 있다”며 “집단휴진과 파업은 대다수 평범한 이들의 삶을 완전히 외면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운동본부는 “수많은 2차 대유행 사전 경고에도 ‘K-방역’에 취해 부족한 병상 확보와 ‘핵심 돌봄 인력’인 간호인력 확충 계획은 전무했고, 의료 일선에서 헌신한 간호인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도 차일피일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준비시간을 날린 정부와 특권의식으로 똘똘 뭉친 의사협회”라고 비판하며 “시민들의 걱정은 가중됐고, 중환자와 응급환자 의료공백으로 이어진 상황을 두려워하며 불안에 떨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또 “사회 봉쇄에 가까운 ‘3단계 거리두기’ 시행에 대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찬성이 55.9%”라며 “노동자와 서민 등 사회적 약자들은 대구에서 그랬듯 병원 문턱도 못 가고 절망적인 상황에 놓이는 것이 두려웠을 것”이라 전했다.


운동본부는 “응급실과 중환자실 인력까지 뺀 전공의·전임의·의사협회의 집단행동은 도가 지나쳤다”면서 “이번 집단휴진에는 어떠한 명분도 정당성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를 불러온 의대 정원 확대 등 의료 정책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운동본부는 “시민사회가 요구한 공공의료 강화와 이를 위한 공공의료기관 확충은 쏙 빠졌다”고 말했다. 또 “새 의료정책이 제시한 것은 ‘기업주의 숙원’인 원격의료와, ‘손쉬운 정책’인 의대 정원 확대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와 의사협회 간 협상은 밀실 특권 싸움이 되어 국민들만 고통받는 상황에 놓였다”며 “무상의료운동본부와 시민사회진영이 제시한 대안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밝혔다. 이들이 제시한 대안은 공공 감염병전문병원 설립, 공공병상 확충, 공공의대학 설립, 공공의료인력 확충, 중환자실 확충, 상병 수당 등이다.

의사협회를 향해서는 “지역 공공의사 확충과, 정원이 50명도 안되는 공공의과대학 설립마저 반대하고 있다”면서 “국민의 절박한 필요조차 간단히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또 “수도권과 지방의 심한 의료 불평등과 의료 취약지 개선을 위해서라도 지역 공공병원과 공공의사 확충은 불가피하다”고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운동본부는 “의사 단체들은 즉각 집단휴진을 중단하고 2차 코로나19 대유행과 이로 인한 의료붕괴 위험에 맞서 함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바란다”라며 집단휴진 중단을 촉구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의사협회와 밀실 협의가 아닌, 공공의료와 공공의료인력 확충을 위해 노동자 시민이 참여하는 사회적 기구 구성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성명에는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을 비롯해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민주노총·한국노총,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다수 의료·노동·사회 단체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