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됐습니다"며 전공의 집단휴진의 중단을 호소한 페이스북 '일하는 전공의' 계정 운영자가 의사가 아니라고 의협이 의혹이 제기하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이 정도면 됐습니다"며 전공의 집단휴진의 중단을 호소한 페이스북 '일하는 전공의' 계정 운영자가 의사가 아니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관심이 쏠린다.
31일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일하는 전공의'는 최근 한 외과전문의와의 대화에서 활력징후(바이탈사인·V/S)가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 "왜 여섯가지는 안되죠"라면서 "인성·생각·마음·존중·시간·절약"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의협은 '일하는 전공의'가 활력징후가 무엇인지 모를 수가 없다며 의료계 종사자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활력징후는 환자가 살아있다는 것을 입증해 주는 징후로, 혈압, 맥박수, 호흡수, 체온을 말한다. 병원에서 환자를 진찰할 때 기본적으로 관찰하는 항목이기 때문에 의료진이면 모를 수 없다는 것이다.


활력징후는 당초 의대 본과 1~2학년이면 배우는 기초 중의 기초로 의대생 학생이라도 반드시 알아야 하는 내용이라는 게 의료계 설명.
이에 '일하는 전공의' 홈페이지에는 30일 저녁부터 "활력징후가 여섯가지라고 답하는 의사는 전 세계에 한 명도 없을 것" 등 전공의들의 항의 댓글이 줄잇는 상황이다.



또한 '일하는 전공의'는 스스로 정형외과 전공의라고 밝혔으나 정작 수부(손)에 대한 기초적인 해부학적 지식조차 없었다는 게 의협의 설명.
손바닥에 위치한 8개의 뼈는 의과대학에서 시험에 단골 주제로 출제되기 때문에 영문 앞글자를 따 "호시탐탐" 등의 약어로 암기하는데, '일하는 전공의'는 이러한 것을 묻는 말에 동문서답을 했다는 것.

의협 관계자는 "본인이 정형외과 전공의라고 자칭하면서도 '수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대답한 것도 상식적이지 않은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한 전공의가 "글 내용이 전혀 병원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쓴 거 같지 않다"고 지적하자 "이 페이지가 정말 근무한 사람이 적었는지 '회의'하시는군요"라고 대답한 것도 의심스럽다고 의협은 설명했다. '회의하다'는 의심하다의 중국식 표현으로 한국에서는 잘 쓰지 않는 표현이다.

의협 관계자는 "제보 내용에 따르면 '일하는 전공의'는 전공의도, 의사도, 한국인도 아닌 사람일 가능성이 있어보인다"며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누군가 전공의 단체행동에 대한 국민 여론을 조작하기 위해 전공의를 사칭한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일하는 전공의'는 이날 오전 9시30분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욕설과 함께 "V/S 는 sBP/dBP HR BT RR(혈압, 맥박수, 호흡수, 체온)"라면서 "사이버불링으로 당분간 쉽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앞서 '일하는 전공의' 홈페이지에는 지난 29일 "환자들이 기다린다. 하루빨리 파업을 멈추어달라"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온 바 있다. 전날 전공의들이 집단 휴진 등 단체행동을 계속하기로 한 것과는 달리 반대의 의견을 펼치며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