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국민의힘이 새 간판을 달고 도약 준비를 마치자마자 '본회의 원격 표결'이라는 장애물을 맞닥뜨렸다.
원격 표결이 여당의 '입법 독주'를 용이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인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를 고려한다면 원격 표결에 무작정 반대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인 셈이다.
4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은 본회의 화상 시스템 구축과 관련해 절차적, 법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를 논의하기 위한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필요성과 무관하게 일단 헌법에 저촉될 여지가 있지 않나. 지금으로서는 논의 대상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본회의에서 법안 가결 기준은 헌법상 '재적의원 과반 출석, 출석의원 과반의 찬성'이다. 이때 '출석'은 회의장에 출석하는 것을 뜻하고, 따라서 헌법 개정이 선행돼야 원격 표결의 기반이 되는 국회법 개정을 논의할 수 있다는 게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온라인 국회'가 자리잡을 경우 여당의 '입법독주'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깔려있다.
지난 7월 임시국회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3법을 비롯한 쟁점 법안을 처리할 때 반대토론과 고성, 퇴장 등으로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현했다. 통합당은 반대토론 등을 여론전의 수단으로 활용했지만, 원격 표결이 도입되면 이마저도 쉽지 않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원격 표결 시스템 도입은) 소수 정당의 입을 틀어막겠다는 것"이라며 "'혁신'의 탈을 쓴 '독재'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이를 이유로 원격 표결 시스템 도입에 반대하기는 쉽지 않다. 최근 국회 문을 두 번이나 닫게 한 코로나19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방역조치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방침도 수차례 밝혔고, 지난달 국회가 셧다운됐을 때는 당일 오전 화상으로 원내부대표단 회의를 열었다. 또 기자간담회, 의원총회 등 당내 주요 일정을 민주당보다 한 발씩 앞서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온라인 전환에 적극적이었던 국민의힘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비대면 표결 도입에 반대할 명분을 찾기가 쉽지 않다.
한 다선 의원은 통화에서 "정부의 방역 실패는 무조건 야당에 유리하다. 여당은 정부를 비판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며 "대안정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내비칠 기회"라고 했다.
이어 "물론 원격 표결은 그 전에 법적 문제가 걸려있다는 것이 사실이지만 국민이 이 사정을 잘 헤아려주실지가 걱정이다. 발목잡기로 비쳐선 안된다. 참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앞으로 국회 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본회의장 등 국회 본관이 갑자기 폐쇄되는 일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점 역시 부담이다.
만약 9월 정기국회 중 예상치 못한 국회 폐쇄로 주요 민생 법안 처리가 늦춰지기라도 한다면, 비판 여론은 비대면 표결 시스템 도입에 소극적이었던 국회를 향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회의장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른 다선 의원은 통화에서 "박병석 의장이 중립적인 입장에서 비대면 국회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여야 합의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내야 한다"며 "보다 낮은 자세로 야당의 입장을 헤아리려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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