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와 함께 인천경제자유구역을 형성하는 면적 53.4㎢ 규모의 송도국제도시. 인천국제공항과 인천대교로 연결됐고 인천남동공단이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지니고 인구 약 17만명을 보유한 송도 땅이 미래 K-바이오클러스터로 비전을 키우고 있다.
송도에는 글로벌 제약기업 ‘존슨앤존슨’의 계열사 ‘얀센백신’과 독일 제약기업 ‘머크’의 한국법인,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에 의약품 기자재를 납품하는 프랑스 ‘생고뱅’ 등 굵직한 해외 기업이 입주했다. 국내에선 바이오시밀러(복제약) 분야의 투톱으로 불리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공장을 확장하고 있다. 두 회사는 서로 차량 10분 거리에 있다.
하지만 K-바이오밸리로서 송도에는 장단점이 존재한다. 송도는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외국인 투자기업이 공장이나 연구소를 지을 땅을 수의계약으로 매입·임차할 수 있다. 바이오 생산거점을 노린 해외 기업이 송도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다.
반면 서울 접근성이 떨어지고 여의도 18배 면적의 광범위한 매립 간척지이다 보니 전문 연구기술을 가진 인재 유치가 어렵다. 단순한 생산시설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학·연이 연계돼 교육-연구-임상-생산을 잇는 바이오 클러스터의 완성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존슨앤존슨 관계자는 “마케팅이나 영업의 경우 미국도 지역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반드시 본사와 가까울 필요는 없다”며 “다만 단순 생산시설을 넘으려면 R&D 부문과 유기적인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 송도의 국내 기업은 글로벌 기업과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으로서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한국의 바이오 위상이 올라간 것은 기쁘게 생각한다”며 “해외 생산거점과의 경쟁력을 비교하기보다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은 4공장 건설로 인해 기존에 매입한 부지를 다 사용하게 된다. 이후 공장 증설에 대비해 제2바이오캠퍼스 부지 확보를 추진하고 이를 위한 추가 매립공사엔 미착공 리스크가 남았다. 2캠퍼스 전체 매립은 2025년 말쯤 끝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부지 확보를 위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협의 중이어서 리스크라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일각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인 R&D 투자 대비 부동산 투자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R&D 인력은 전체 직원 대비 40% 수준. 지난해 매출 대비 R&D 투자금액과 비중은 ▲셀트리온 3031억원(30%) ▲삼성바이오로직스 485억원(7%) 등이다. 셀트리온은 미국 대형 제약업체의 평균인 10~20%보다 높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투자비율만으로 단순비교하기 어렵지만 타 업체 대비 R&D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도를 K-바이오밸리로 육성하기 위해선 오히려 R&D가 아닌 생산시설에 집중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시장의 트렌드는 화학 합성의약품에서 바이오의약품(생물의약품)으로 옮겨가고 있다. 바이오의약품은 생물체에서 유래된 원료나 재료를 사용해 백신과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하는 분야. 일반적으로 합성의약품에 비해 복잡한 제조공정을 거치고 생산시설도 까다롭다. R&D는 작은 연구소에서 가능하지만 생산은 대량 최첨단 설비를 갖춰야 한다.
연구자금이 부족한 바이오벤처는 외부 투자를 유치해야 하고 공장을 지을 자금도 없다 보니 생산시설을 갖춘 기업에 위탁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세계적으로 바이오의약품 수요가 급증함에도 생산시설이 부족해 CMO사업은 돈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글로벌 바이오의약품시장은 올해 2700억달러에서 2023년 3560억달러로 1.3배 성장할 전망이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 대비 위험성이 높은 바이오산업 특성상 상품 개발이 완성되는 최종단계에 이르기까지 수년이 소요된다”며 “대기업이 벤처나 중소기업 등과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송도 바이오밸리의 비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