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새 방위상으로 임명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동생인 기시 노부오에 대해 일본의 안보 정책을 이끌어갈 만한 인물인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시는 일본회의를 비롯한 극우 성항 단체에서 활동해온 데다,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강제연행을 찬성한 인물이다. 또 친대만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기시 방위상은 전날 밤부터 이어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 신임 각료들의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핵무장이 필요하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우리나라(일본)가 핵무기를 갖는 일은 결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기시 방위상은 "우리나라는 유일한 전쟁 피폭국으로서 '비핵 3원칙'(핵무기를 갖지도, 만들지도, 반입하지도 않겠다)을 국시(國是)로 견지하고 있다"며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국으로서 핵무기 제조·취득 등은 할 수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집권 자민당 소속 3선 중의원(하원) 의원인 기시 방위상은 지난 2012년 12월 처음 중의원 의원 선거 출마했을 당시엔 일본의 핵무장에 관한 마이니치신문의 후보자 대상 설문조사에서 "향후 국제정세에 따라 (핵무장을) 검토해야 한다"고 답한 적이 있다.
이와 관련 기시는 이날 회견에서 "내각의 일원인 방위상으로서 말하자면"이라고 전제하긴 했으나, 어쨌든 일본의 핵무장에 대해 종전과는 달라진 견해를 제시한 것이다.
기시는 친형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8년 전 자민당의 선거 승리를 이끈 뒤 추진한 자위대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헌법 해석 변경, 그리고 자위대 합헌화를 위한 헌법 개정과 관련해선 모두 찬성 입장에 섰었다.
게다가 기시는 일본회의를 비롯한 극우 성항 단체에서 활동해온 데다,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강제연행을 부정하고 도조 히데키(東條英機)를 비롯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A급 전범'들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직접 참배하는 등 일본 극우 정치인의 전형을 보여 온 인물이기도 하다.
16일 공식 출범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에서 기시가 방위상에 임명되자 '스가 정권에서도 자위대의 군비 확장을 비롯한 기존 아베 정권의 외교·안보노선을 답습 또는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 잇따랐던 상황. 그간 관방장관으로서 아베 정권의 대변인이자 총리 비서실장 역할을 했던 스가 총리 본인도 '아베 정권 계승'을 국정 기치로 내걸고 있다.
━
中, 대만통 기시오 등장에 긴장━
기시는 대만과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어 중국 정부가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 중일관계 전문가들을 인용, "기시 방위상이 지난 수년 간 일본 집권 자민당을 대표해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을 비롯한 대만 지도자들과 접촉해왔다"며 이같이 전했다.
일례로 기시 방위상은 지난 7월 말 리덩후이(李登輝) 전 대만 총통 서거 때도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가 이끄는 일본 대표단의 일원으로 대만을 방문, 차이 총통을 만났다.
기시 방위상은 차이 총통이 올 1월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을 때도 한달음에 달려가 축하인사를 전했다.
나카노 고이치(中野晃一) 일본 조치(上智)대(소피아대) 교수는 "기시는 일본 내 보수진영과 타이베이(臺北) 정부 간 중요 연락책 가운데 1명"이라며 "그가 대만과 가까운 건 그의 배경이나 가족을 봤을 때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