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 = 시민단체가 경영권 불법승계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부회장(52) 재판과 관련해 "삼성이 준법감시기구를 설치했다고 해서 재판부가 감형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민변 민생경제위원회와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참여연대는 21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좌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상훈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변호사는 "세금포탈과 횡령 등으로 2008년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던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518억5295만원에 이르는 회삿돈을 개인용도로 유용했다"며 "이 회장에 대해 항소심 법원은 기업에서 '준법감시인'을 위임계약 체결했다며 징역 2년6개월으로 형을 감경했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감형의 주된 원인이 피해 변제이며 고액으로 갈수록 양형기준에서 일탈하는 등 지금까지 재벌총수 형사판결에서 지적된 문제점들이 부영 항소심 판결에서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부영그룹 사건은 총수가 법에서 강제한 감시기구인 이사회를 무시하면서 발생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준법감시실 설치를 이유로 준법경영 의지를 보였다고 간주한 것은 재벌체제를 이해하지 못한 무능 혹은 감형을 의도한 명분 쌓기용"이라고 비판했다.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소속 김종보 변호사는 "삼성그룹 내부에서 이재용 부회장 등 최고경영진에 대한 책임에 대한 비판 및 자정작용이 없는 상황에서 준법감시제도를 설치하는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며 "이재용 부회장의 범죄(혐의)는 본인의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한 것이었지 그룹의 이익을 도모하려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기업범죄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기업범죄가 아니기 때문에 자체 준법감시제도를 기업에서 설치한다고 재판부에서 기업총수의 죄를 감경해주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 변호사는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그룹 지배력을 승계하고자 뇌물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이중근 부회장보다 더 죄질이 좋지 않다"며 "이중근 회장의 경우 518억원을 전액 공탁했다는 점이 양형에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횡령액 64억원을 공탁해 집행유예로 풀려나려고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삼성그룹 내부에서 이재용 부회장이나 장충기 등 최고 경영진에 대한 책임을 물은 적이 없다"며 "내부에서 스스로 반성과 책임 추궁이 없는데 준법감시제도를 설치하는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최정학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유사종류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기업, 특히 최고경영자를 포함한 고위임원의 범죄행위에 대해 지금보다 훨씬 엄격한 형벌이 선고될 필요가 있다"며 "준법감시제도는 어디까지나 ‘기업’에 대한 감경사유일 뿐이고, 효과적인 감시제도가 운영되고 있음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현재 한국 현실에서 관련 감형사유를 주장하는 것은 이르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