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 판교H스퀘어 S동에 위치한 카카오뱅크 본사./사진=뉴시스
IPO(기업공개)를 앞둔 카카오뱅크의 몸값이 치솟으며 과열 논란에 휩싸였다. 카카오뱅크는 장외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이 한때 4대 금융지주 합산 시총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2017년 7월 영업을 시작한 이후 지난해에 처음으로 연간 흑자전환하는 등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인터넷은행으로서 성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IPO 열풍이 카뱅 시총 키워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9월22일 기준 카카오뱅크의 비상장 주식 한 주당 가격은 11만4000원이다. 카카오뱅크의 총 발행주식은 3억6509만6442주이며 시총은 41조6209억원이다. 국내 4대 금융지주사인 우리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KB금융지주·신한금융지주의 합계 시총(43조458억원)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지난달 12일에는 카카오뱅크의 주식이 한 주당 12만4000원에 거래되면서 시총이 약 45조원에 육박해 4대 금융지주 합계 시총을 넘어선 바 있다.
7월17일 7만7000원에 거래되던 카카오뱅크 장외주가 48% 넘게 급등한 배경에는 IPO 열풍이 있다.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게임즈는 일반 공모 청약에서는 통합 경쟁률이 1524.85대1에 달했고 카카오게임즈의 공모주를 받기 위해 모인 청약증거금만 53조5543억원에 육박했다. 당시 치열한 경쟁률로 청약증거금 1억원을 예치해도 카카오게임즈 5주만 배정받았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달 10일 코스닥 시장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두 배 가격으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을 기록했다. 이날 공모가(2만4000원) 대비 160% 오른 6만2400원으로 장을 마치며 공모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에게 쏠쏠한 수익을 안겨줬다.


개인투자자가 카카오게임즈의 IPO 사례로 공모주 당첨 경쟁률이 치열하고 상장 첫날 급등한다는 것을 학습해 카카오뱅크 장외주식에 미리 투자하면서 카카오뱅크의 시총이 불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카카오뱅크의 상장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얼마나 높은지 여실히 보여준다.
표=머니S 편집팀
모바일에선 내가 1등
카카오뱅크가 기대감 하나만으로 투자자의 관심을 받는 것은 아니다. 실제 모바일 핀테크 분야는 카카오뱅크가 주도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고객 수는 1200만명(올 4월 말 기준)을 넘어섰고 올해 상반기 기준 원화대출 잔액도 17조7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송금이나 외화송금·체크카드 발급 외에도 수신과 여신업무 모두를 취급하며 ▲비상금대출 ▲마이너스통장대출 ▲신용대출 등 총 5종의 대출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증권 신규계좌 개설 서비스에 손을 뻗었고 올해 4월부터 4개 카드사와 제휴해 신용카드 발급업무에도 진출했다. 은행이 하는 비즈니스 대부분의 영역에 이미 뛰어든 것이다.

지난해에는 영업 후 처음으로 137억원의 연간 당기순이익을 실현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45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해 이른 시간 안에 안정적인 흑자구조에 접어들었다. 카카오뱅크의 빠른 성장세에는 모바일 채널의 경쟁력이 작용했다. 은행권의 모바일앱 이용고객 수는 카카오뱅크가 1위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시중은행과 달리 모바일 채널을 통해서 완결 가능한 서비스만을 취급하는 은행”이라며 “‘모바일 완결’이라는 정체성이 카카오뱅크의 가장 큰 성장 잠재력”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오프라인이나 PC뱅킹을 제외한 모바일앱 이용고객은 지난 5월 기준 1154만명으로 2위인 국민은행의 1057만명을 넘어섰다”며 “이러한 모바일앱 이용자 확대를 기반으로 카카오뱅크의 고성장이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평가 우려는 여전… 상장 후 ‘하락 주의보’
다만 41조원을 넘어선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에 대해서는 고평가 우려가 나온다. 증권사는 카카오뱅크의 상장 후 시총을 5조6000억원에서 9조원 규모로 보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9조2000억원, SK증권은 9조원으로 책정했다. 현대차증권은 5조6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카카오뱅크의 현재 시총보다 5배에서 9배 적은 수준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적정가치는 전통적 은행 밸류에이션 방식에 기반해 100% 프리미엄을 적용할 경우 5조4000억원, 200%를 적용하면 8조6000억원까지도 산출 가능하다”며 “상장 가치의 주된 변수는 수수료 이익이 될 것으로 앞으로 이익 증가 속도가 빨라질수록 밸류에이션 프리미엄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게임즈가 앞서 IPO 흥행에 성공했지만 최근 주가 하락세가 반복되면서 카카오뱅크도 상장 후 적정 시총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9월10일 상장 후 2만4000원이었던 주가가 8만1100원까지 상승한 후 9월14일부터 하락세로 돌변했다. 7거래일 동안 하락세를 이어가 22일 5만5800원에 거래를 마감해 상장 첫날 종가인 6만2400원 아래로 떨어졌다.

일각에선 카카오게임즈 주식이 장외에서 거래되는 비상장주식이어서 거래 가격에 대표성을 부여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통상 비상장주식은 유통 주식 수가 적고 거래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플랫폼으로서 지닌 높은 잠재력으로 시장 기대가 높은 상황”이라면서도 “은행으로서 적용받는 규제, 저금리 기조, 국내 은행 및 글로벌 피어 그룹(비교 대상 동종기업)과 상대적 가치평가 등을 고려해 적정가치를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