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자동차부품기술팀 김대영 책임연구원, 자동차부품기술팀 이동열 책임연구원, 자동차강판개발팀 유병길 책임연구원, 자동차부품기술팀 노진이 책임연구원 /사진제공=현대제철
첨단 강재 개발과 통합 솔루션 제공으로 완성차 품질 높인다

자동차는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를 맞았다. 지난 100년 동안의 변화보다 최근 10년의 변화가 속도도 빠르고 그 폭도 넓다. 매캐한 기름 냄새를 풍기며 달리는 자동차는 꽤 오랜 시간 우리 곁을 함께했기에 추억의 산물이자 세대를 이어주는 매개체로 인식된다. 하지만 이젠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대를 대비하면서 차의 개념 자체가 바뀌고 공간에 대한 기본 설계부터 달라지고 있다.
이처럼 신개념 자동차가 등장하면서 그에 맞춘 차별화된 소재의 필요성은 점점 커지는 중이다. 특히 오랫동안 활용해온 소재인 ‘철’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세계 자동차업계의 이런 흐름에 한국은 제대로 대응하고 있을까. 미래 자동차의 소재를 연구하는 현대제철 자동차부품기술팀-자동차강판개발팀 연구원을 통해 달라진 첨단 철강 소재를 살펴봤다.

“배터리·모터·에너지 변환장치 등 내연기관을 대체하는 부품이 생겨나고 있어요. 다양한 IT 기술이 빠른 시간에 접목되기 때문에 전장부품도 늘어나는 추세죠. 이 같은 부품들 하나하나가 차 무게를 증가시키는 요인이기 때문에 차체의 경량화는 친환경차 개발에 중요한 문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더 가볍고 더 강하게

노진이 자동차부품기술팀 책임연구원의 설명처럼 자동차업계의 큰 화두는 경량화다. 친환경차 개발이 이어지지만 무게는 내연기관차보다 훨씬 무겁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현대제철은 초고강도강 소재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핫스탬핑’(고온·고압으로 철판을 눌러 가공하는 기법) 소재가 대표적이다. 두께가 얇아도 강도가 유지되기에 경량화와 충돌성능 향상에 유리하다.

같은 팀 김대영 책임연구원은 “핫스탬핑 공법이 적용된 소재는 인장강도에 따라 ▲1GPa(기가파스칼, 압력 단위) ▲1.2GPa ▲1.5GPa ▲1.8GPa 등으로 구분된다”며 “기존 자동차 외판재가 0.2GPa~0.4GPa급의 연강이 사용되는 것과 비교할 때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다”고 거들었다.

“얇으면서도 강한 특성을 갖춘 소재를 고강도강 또는 초고강도강이라고 부릅니다. 강도가 높아질수록 소재가 변형할 수 있는 능력치를 의미하는 연신율이 줄어들기 때문에 제품을 만들기 위한 성형과정이 어려워지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앞에서 언급한 핫스탬핑 공법이 적용되는 겁니다. 차체는 물론 자동차 시트의 프레임과 레일 등 부품에도 적용 가능합니다.” 김 책임의 말이다.

자동차제조사는 핫스탬핑 외에도 보다 극단적인 특성을 담아내기 위해 탄소섬유나 알루미늄 등 서로 다른 소재를 이어 붙이는 실험도 시도하고 있다. 이동열 책임은 “현대제철은 알루미늄 부품 개발 연구 및 이종 소재 접합 등도 연구하고 있다”며 “중국 모터쇼에 참가했을 때 스틸 INR과 알루미늄 아우터 이종 소재 도어를 국내 부품사와 개발해 발표했고 이와 관련한 열변형 제어 기술과 외판 강성 확보 기술 관련 기술 특허 등록도 마쳤다”고 말했다.
특화된 자동차는 디자인 단계부터 소재업체와 협력이 중요하다. /사진제공=현대제철

기술 통합 브랜드 ‘H-솔루션’ 출범

특화된 자동차는 디자인 단계부터 소재업체와 협력이 중요하다. 현대제철은 소재 응용기술과 부품화 기술을 고객사 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활용해 공동개발에 참여하고 있고 실제 양산화에 성공한 사례가 많다고 강조한다.

“자동차 소재 전문 회사로서 고객과의 파트너십과 글로벌 경쟁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차별화 전략이 필요했습니다. 제품의 가치 창출을 위해 소재 단위에서부터 원가와 품질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소재·응용·부품화 기술을 하나의 브랜드로 합쳐 ‘H-솔루션’(H-SOLUTION)으로 명명하게 됐고 이를 이용해 어떤 것을 실현할 수 있는지 보여줘야 했습니다. 그 결과물이 H-솔루션 EV 콘셉트카입니다.”

김 책임은 철강과 자동차는 떼놓을 수 없는 관계여서 최종제품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고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H-솔루션 브랜드 전략의 배경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중국 상하이모터쇼를 통해 H-솔루션 브랜드 전략을 발표했고 이후 다양한 업체와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세계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점이 모터쇼 참가 이유다.


이동열 책임은 중국 업체의 신규 솔루션에 대한 관심이 크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충돌규정이 엄격해지는데 전기차는 주행거리 확보가 필수입니다. 특히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초고강도 소재 적용 솔루션을 중국 고객사에 제안하며 다양한 아이디어 적용이 가능한 점을 강조했죠. 모터쇼 당시 중국 로컬 자동차 및 해외 합작사와 다양한 부분의 네트워크를 확보했고 이를 바탕으로 중국 현지 자동차에 소재 인증을 통한 공급을 진행 중입니다. 또 중국이라는 빅마켓에서 H-솔루션 브랜드를 론칭함으로써 자동차 소재 및 응용기술을 브랜드화하고 기술 우위성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미래차 소재로 거듭난 ‘철’

현재 글로벌 철강사의 도전과제는 ▲고강도소재 ▲부품 제조 기술 ▲경량화다. 현대제철의 도전 과제도 차체 경량화를 위한 초고장력 자동차용 제품의 강도 상향과 연성 증가 등이다. 

글로벌 철강업체와 비교해 현대제철의 기술수준은 어느정도일까. 유병길 자동차강판개발팀 책임연구원은 “철강회사마다 제품에 대한 철학이 다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비교하긴 어렵다”며 “범용 자동차 강판 생산 기술 수준은 글로벌 업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유 책임은 회사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젊은 연구원이 직접 소재 및 응용기술을 개발하는 성과 창출 기회가 많은 점을 강점으로 꼽으며 세상에 없던 제품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저희는 세상에 없던 철강 제품을 만들겠다는 다짐을 기반으로 자동차 그룹사의 품질 향상과 제품 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노력합니다. 과거의 노력을 통해 최근 독창적인 신제품 개발의 성과가 있었고 지속적인 제품개발을 진행하고 있죠. 앞으로도 미래형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