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데이터 야구'를 추구하는 허삼영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현장의 감'으로 승리를 이끌어낸 뒤 선수에게 미안한 감정을 표현했다.
허삼영 감독은 지난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시즌 14차전에서 9회초 대타 작전을 통해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1-2로 끌려가던 중 LG 마무리 고우석을 상대로 볼넷 2개를 얻어내며 1사 1,2루 찬스를 잡은 삼성. 이원석의 타석이 돌아와 동점 또는 역전이 기대됐다. 이원석은 이날 6번타자였지만 올 시즌 삼성의 4번타자로 자주 기용된 선수다.
그런데 허삼영 감독은 가장 믿음직한 타자 이원석의 타석에 대타 강한울을 기용했다. 강한울은 침착하게 볼넷을 얻어내 만루 찬스를 이어갔고, 강민호가 희생플라이를 쳐 동점이 됐다. 결국 삼성은 연장 12회초 터진 이성규의 홈런으로 3-2 승리를 따냈다.
다음날. '대타 강한울' 작전의 배경이 밝혀졌다. 허삼영 감독은 "데이터를 믿지만 현장의 느낌도 중요하다"며 "이원석의 스윙이 고우석의 시속 150㎞짜리 강한 직구를 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전력분석 팀장 출신인 허삼영 감독은 데이터 야구를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무작정 데이터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날 경기를 통해 드러났다.
이원석은 올 시즌 고우석을 상대로 1타수 1안타를 기록 중이었다. 데이터만 놓고 보면 이원석을 그대로 뒀어야 하지만, 이날 이원석의 타격감을 고려해 일종의 '감'으로 대타 작전을 펼쳤다.
허삼영 감독은 "그런 이유로 강한울을 선택했지만, 그럴 땐 선수(이원석)를 믿어주지 못한 게 좀 미안하다"며 "하지만 팀을 이기게 하는 것이 내 역할이기 때문에 미안한 감정보다 팀 승리를 위한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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