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정부 국정 과제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조기 전환 계획에 빨간 불이 켜진 상황에서 다음 주 한미 군 당국이 최고위급 연쇄 협의에 나서 논의 향방에 9일 관심이 집중된다.
전작권 조기 전환 달성을 위한 최적임자라는 평가 속에 취임한 서욱 국방부 장관의 첫 방미 행보에서 끊이지 않는 한미 이견설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와 북한 등 변수를 뒤로 하고 조기 전환 일정에 대한 청사진이 마련될 지가 최대 관건이다.
전날인 8일 한미 국방부는 서욱 장관과 마크 에스퍼 장관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미 국방부 청사에서 제52차 안보협의회의(SCM)를 개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하루 전날인 13일에는 원인철 합참의장이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과 제45차 군사위원회(MCM) 회의를 화상으로 개최한다.
MCM에는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도 참석하며 결과는 이튿날 SCM에 보고된다.
이번 MCM·SCM의 의제 중 핵심은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차질이 빚어진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추진' 일정에 대한 것이다.
한미는 지난해 한국군의 연합군 지휘능력을 평가하는 1단계 기본운용능력(IOC) 검증을 시작으로 올해 2단계인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내년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을 마친 뒤 구체적인 전작권 전환 연도를 결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올해 한미 연합지휘소훈련(CCPT)이 정상적으로 실행되지 못하면서 2단계 FOC 마저 끝내 연기된 상황이다. 3단계 FMC까지 순연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대선 공약이었던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은 사실상 무산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2022년 5월인 문 대통령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위해 당초 내년 8월까지 3단계 FMC를 마치고 그해 10월 서울서 열릴 53차 SCM에서 전작권 전환을 최종 마무리한다는 구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가 이번 SCM을 통해 전작권 전환 일정에 대한 어느 정도의 '수정 로드맵'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원인철 합동참모의장은 이날 국회 국정감사에서 "우리가 전작권 전환하는 것이 요원해지거나 우리 생각한 것보다 지연될 경우 그런 부분을 수정, 보완할 필요가 있고 그런 의지를 갖고 있다"라고 밝혔다.
관건은 미 측의 태도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내년 전작권 전환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이 전해지면서 그간 일각에서는 미국이 전작권 조기 전환에 부정적인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계속 제기돼왔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지난달 10일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화상 회의에서 전작권 전환과 관련 "많은 진전이 있지만 솔직히 아직 갈 길이 멀다"며 "3단계(IOC, FOC, FMC) 검증은 갖춰야 할 여러 군사적 능력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검증의 최종 단계인 FMC가 끝나더라도 전작권 전환 일정을 늦출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 3단계 검증 평가는 한미가 2014년 합의한 전작권 전환 조건 3가지 (Δ연합방위 주도를 위해 필요한 한국군의 핵심 군사능력 Δ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 능력 Δ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역내 안보 환경) 중 하나를 충족하는 절차일 뿐이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3단계 검증은 "전작권 전환의 첫 번째 조건인 한국군이 갖춰야 할 핵심 군사능력 과제 26개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구체적 시점을 특정하지 않은 채 '조건 충족' 여부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방식이 부당하며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애초부터 있었다.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평가 결과가 상이할 수 있는 만큼 미국 정부 입장에 따라 자의적으로 활용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마지막 조건인 '한반도 및 역내 안보 환경'이 여기에 해당된다.
서욱 장관은 전날 국감에서 관련 지적에 "미 정보당국의 분석 결과를 갖고 평가를 한 뒤 정치적 결심을 하는 것"이라며 "조건을 갖춰나가면서 'X 연도(전환 시점)'가 결정되면 당연히 시간을 베이스(기본)로 가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정치적 결심"이라는 의미 자체가 향후 미 대선 결과에 따라 조건 충족에 대한 판단이 좌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에 따라 외교가에서는 문 대통령 임기 내 전작권 조기 환수를 위해 이번 SCM에서 마지막 조건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와 지역 안보환경'에 대한 한·미 공동의 정의를 마련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아울러 IOC와 FOC의 검증평가만으로 전작권을 이양받을 수 있도록 하는 '양해각서'를 채택하는 것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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