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소방서 김영국 소방관은 지난 2017년 재직 중 혈관육종암을 진단 받았다. 혈관육종암은 혈관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발병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공상 인정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김 소방관은 숱한 입증 노력 끝에 올해 9월 공상 판정을 받았다.
김 소방관은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출석을 요청하면서 13일 국감장에 섰다.
김 소방관은 "혈관육종 진단 직후 공상 신청을 준비하던 심경은 어떠했고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말해달라"는 이 의원의 질문에 "소방을 직장을 넘어 업으로 생각하고 살았는데 불현듯 찾아온 병 (하나)에 국가로부터 버림받은 느낌이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하물며 집에서 키우던 반려동물이 병들었다고 해도 내치지 않는데 인권이 국가로부터 존중받지 못하는 현실이 개탄스러웠다"며 "부작용으로 고통스러운 와중에도 공무상 재해 입증을 직접 정리해 역학조사팀에 보내줘야 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조직 차원에서 소방관 개개인의 출동건수를 관리하고 현장 유해물질 노출에 대한 역학 연구를 해야한다"며 "각 소방서에 복지전담부서를 신설해 대원 개인 관리와 유해물질 역학 조사 등 데이터를 병합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석 민주당 의원은 "공무상 재해 입증 지원사업 현황을 보면 후원금으로 소방관 본인이 직접 공무상 재해를 입증하는게 현실"이라며 "소방관들은 화재 현장에서 본인도 알 수 없는 유해가스와 접촉해 질병을 얻을지 모르는 위험한 직종임에도 국가가 책임을 지지 않고 민간기업에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문호 소방청장은 "소방관 임명부터 퇴직 때까지 건강 관리 데이터와 유해물질 노출 정도를 종합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며 "공무상 재해 입증 사업을 소방관이 한다는 것은 의학적인 전문 지식도 없고 어려운 상황이고 오히려 공상 추정법을 추진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상추정법은 소방관으로서의 근무이력이 일정 기간 이상이면 특정질환을 모두 공상으로 인정해주고 입증 책임은 국가가 지는 법안이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해당 법이 발의됐으나 국회 입법 문턱을 넘지 못했다.
김 소방관은 "미국이나 유럽, 호주에서는 공상추정법이 시행 중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시행이 안 돼 안타깝다“며 "앞으로 좋은 법안이 발의돼 사선을 넘나들 소방관 동료들에게 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1000명 정도 (생명을) 구했는데 앞으로 1000명 정도 더 구하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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