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김진 기자,유경선 기자 =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놓고 야당이 본격적인 선거 모드에 돌입했다. 자천타천 두 자릿수 후보들이 거론되며, 이들의 우열을 가릴 경선룰을 정할 당내 위원회 구성을 완료했다. 반면 보궐선거 사유를 제공한 여당은 공식 논의를 자제하는 등 신중한 기색이 역력하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날 '4·7 재보궐선거 경선준비위'는 이날 상견례를 갖고 출범을 알린 데 이어 오는 15일 첫 공식 회의를 갖는다. 대구·경북(TK) 지역 3선 중진 김상훈 의원을 필두로 김선동 부위원장, 박수영·최승재·조수진·황보승희 의원, 이수정 경기대 교수, 한오섭 전 청와대 정무수석실 선임 행정관 등이 참여한다.
경선준비위는 여권의 실책으로 빚어진 이번 서울·부산시장 보선에서 탈환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맡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경선룰과 홍보 전략 등 선거 흥행을 좌우할 주요 사항들이다. 당규상 현재 경선은 선거인단 유효투표결과 50%와 여론조사결과 50%를 합산하는 방식이지만, '이기는 선거'를 위해 경선룰을 바꿀 수 있다는 게 내부 구상이다. 21대 총선까지 전국 단위 선거에서 4연패를 당한 국민의힘에게 이번 선거는 '연패의 늪'을 벗어나 대선 승리 가능성까지 점쳐 볼 터닝포인트이기 때문이다.
경선룰 변경에는 일반 국민 의사가 크게 작용하게 될 전망이다. 과거 '비호감' 이미지를 청산하고 대중적 호감도·인지도를 갖춘 후보를 내세워야 선거 승리를 이끌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선동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통화에서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확산하는 쪽이라면 모든 방안을 열어놓고 검토할 것"이라며 "좋은 후보를 내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행 '50대 50' 룰을 변경하는 가능성에 대해서 "아무래도 그게 핵심이 될 것"이라며 "선거인단을 바꾼다고 하면 당원보다도 국민 참여를 늘리는 쪽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여론분석센터장 역시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세가 굉장히 약화돼 지금 당의 힘만으로 성과를 얻기 힘들다고 했을 때는 일반 국민들이 경선에 참여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아진다. 10%, 또는 그 이상으로"라며 "국민의힘 같은 경우에는 당세가 상당히 약화돼서 당원들 가지고 뽑았을 때는 (승리를)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아마 이번에도 진행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경선 흥행도 필수 요소다. 특히 이를 놓고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앞서 '미스터트롯' 방식을 공공연하게 언급했고, 지난 8월 TV조선의 '미스터트롯' 제작진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이는 일종의 지역별 토너먼트 형식으로, 인지도가 낮은 후보라도 경선 과정에서 스토리를 무기로 체급을 올리는 반전이 가능한 무대다.
다만 재보선 준비 과정이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경선준비위 출범 초부터 인선이 한 차례 번복되는 등 당내 세력들 간 불협화음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 모습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런 모습에 전날 한 모임에서 "이러다가 비대위를 더 끌고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런 식이면 대선에서 진다"는 등 쓴소리를 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파문을 어렵게 극복한 민주당은 보선과 관련한 공식 논의를 삼간 채 신중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에 이어 라임·옵티머스 정관계 로비 의혹 등 악재가 연달아 터진 상황에 굳이 논란에 불을 붙일 이유가 없기도 하다.
특히 민주당으로선 후보를 내기 위한 명분이 필요한 상태다. 당헌 96조2항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 선거를 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어서다.
당내에서는 이미 '집권여당으로서 표로 심판받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지 오래다. 실제 내부에서는 수도인 서울과 제2도시인 부산의 수장직을 포기하는 것이 집권여당의 책임정치와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총선 전 비례연합정당 참여 때와 마찬가지로, 전당원투표를 통한 당헌 개정을 거쳐 후보를 내는 구체적인 방안도 거론된다.
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아직 논의가 된 바 없다"며 "국감이 끝나고 난 뒤 (이야기를 꺼낼) 시점을 보지 않겠나"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출범을 알린 민주당 혁신위를 놓고 '재보궐 선거용'이란 해석을 내놨지만, 신영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는 선거공학적으로 만들거나 선거를 지휘하는 역할이 절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2중대'에 선을 그으며 자기 색깔 찾기에 나선 정의당과의 협조도 숙제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보선이 정의당의 탈(脫)여권 행보의 분기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종철 신임 정의당 대표는 전날 '민주당을 제외한 선거연합'을 제시한 상태다. 민주당을 뺀 진보 정당·시민사회가 선거연합을 펼치는 방식으로, 김 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민주당에 귀책 사유가 있는 만큼, 민주당과의 연합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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