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음상준 기자,이형진 기자 = 정부의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격 방역 대응에 전문가들이 답답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고, 다시 확산세가 줄면 경제를 살리겠다며 감염 유행을 부추기는 양상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국내 코로나19 확산 상황은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일 확진자 추이가 전반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최근 2주간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들이 20%에 가까이 발생해 잠재적 위험성은 여전하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지난 브리핑에서 "거리두기 1단계 조정은 국민 피로도와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생계의 어려움을 고려한 조치지만, 여전히 국내 신규 확진자가 50~70명대로 발생하고 있다"며 "잠복감염과 집단감염 가능성이 있어 경각심을 낮출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결국 지난 12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를 선택했다. 장기간의 거리두기로 인해 발생하는 기하급수적 소상공인의 경제적 피해와 사회적 수용성 저하 우려로 인한 영향이 컸다.
방역 전문가들도 경제·사회적인 이유로 거리두기 완화 조치가 필요했다는 데 일부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 벌어지는 소비 회복 관련 대응이 그간의 방역 대응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단순히 사람이 이동하고 움직이는 구태의연한 방식의 경제 진작 방안으로는 코로나19 방역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며 "방역이 흔들릴 때마다 사회적 피로도는 더 높아지고 장기적으로 경제는 더 안좋아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의 방역 대응은 '확산→방역', '억제→경제 활성', '확산→방역'을 되풀이 하는 꼴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거리두기 1단계 시점에서 "소비와 내수가 경기 반등의 불쏘시개가 될 수 있도록 8대 소비쿠폰 재개 등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해 빈축을 샀다.
방역과 경제활동은 기본적으로 서로 상반되는 특성을 갖는다. 방역의 기본은 거리두기, 분산이며 경제활동의 기본은 대면 거래와 밀집된 시장 형성이다. 때문에 어느 한 쪽의 비중이 커지면 다른 쪽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실제 정부는 앞서 숙박과 관광, 외식, 농수산 등 8대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비쿠폰을 지난 8월 지급하려 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쿠폰 지급 및 사용이 연기됐다.
엄중식 교수는 "쿠폰 발생보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이 필요한 곳에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경제 회복에 더 도움이 되지 않겠냐"면서 "일례로 코로나19 이후 병원에는 의사나 간호사 말고도 보안요원, 행정인력 등이 더 많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방역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기존과는 다른 방식의 경제 회복 묘수가 필요하지 않겠냐"면서 "특별한 시기인 만큼 정부와 경제계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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