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김유승 기자 = "경찰과 검찰이 수사권 독립 문제를 놓고 싸운다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수사권 독립은 국가 형사사법 체계를 바로잡는 과정이다."
김창룡 경찰청장(56)은 지난달 23일 서대문구 미근동 본청 청사에서 진행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경찰 수장으로서 검경 수사권 조정을 바라보는 시각을 이렇게 밝혔다.
김 청장은 "프랑스 혁명 이후 생긴 기본 원칙이 권력분립"이라며 "가혹한 국가 형벌 행사권에서 비롯돼 억울한 사람이 많이 처형됐는데, 수사권 독립은 그것을 반성하는 것에서 출발한 형사사법 체계의 개혁을 의미한다"고 부연했다.
◇검찰 '절대 반지' 여전히 보유…"정상화해야"
김 청장이 언급한 '권력분립 원칙'은 수사권 독립의 뼈대다. 수사권 독립을 통해 수사는 경찰이 맡고, 기소는 검찰이 담당하자는 의미다. 재판은 기존대로 판사의 영역으로 둔다.
검찰이 수사와 기소를 모두 맡는 현 사법 체계에 대해 김 청장은 "일제감정기 때 성립됐다"는 점을 들어 문제점을 하나하나 짚었다.
그는 "일본은 자국에서 만든 근대 형사사법 체계를 식민지국에 적용하려니 통치가 어려워 따로 조선 형사령을 제정했다"며 "당시 검사에게 절대적인 권한을 줬는데 현재 형사사법 체계의 검사 절대 우위 체계가 그때 성립했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검찰의 권한을 '절대 반지'에 비유했다. 5·16 군사 쿠데타 이후 국가재건최고위원회에서 헌법을 제정할 때 체포와 구속, 압수 수색 영장은 검사만이 청구할 수 있게 해 검찰이 절대 반지 같은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검찰의 사법적 우위 체계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촉구했으나 당장 실현은 어려워 보인다.
앞서 1월 국회를 통과한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의 주요 내용은 Δ검사의 수사지휘권 폐지 Δ경찰에 1차수사 종결권 부여 Δ검사의 직접수사 범위 제한이다. 수사권 개혁 관련 하위법령도 지난 9월 통과됐으나 검찰은 여전히 주요 범죄를 수사할 수 있고 영장청구권도 행사할 수 있다.
일선 경찰관 상당수는 "아쉽다"고 반응한다. 김 청장도 "수사와 기소의 분리가 이뤄지지 않아 검찰도 수사할 수 있다"며 "영장청구권이란 절대반지도 검찰은 그대로 갖고 있다"고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김 청장은 "내년 1월 수사권 조정 하위 법령이 시행되기 위해선 신속하게 개혁 입법을 마무리해야 한다"며 "개정법의 취지를 형해화하거나 국민 권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조항이 시행령에 일부 포함돼 앞으로 적극적으로 보완할 것"이라는 계획을 전했다.
이날 인터뷰는 그의 취임 100일을 앞두고 마련됐다. 지난 7월24일 청장 업무를 본격적으로 수행해 10월31일 취임 100일을 맞았던 그는 자치경찰제와 국가수사본부(국수본) 설치를 비롯한 수사권 조정 후속작업도 추진해야 한다.
◇예방적 활동 중요…"스토킹 예방·처벌법 바뀌어야"
김 청장은 경남 합천 출신으로 경찰대(4기)를 수석으로 졸업한 후 1988년 경위로 임용됐고 이후 충남경찰청 연기경찰서장 서울경찰청 은평경찰서장, 경찰청 생활안전국장 등을 역임했다.
경남경찰청장과 부산경찰청장을 지내던 당시 그는 '예방적 선제적 경찰 활동'을 강조했다. 청장 취임 후에도 기회 때마다 '예방적·선제적 활동'을 주문한다.
김 청장은 "선제적이고 예방적인 경찰 활동을 통해서 국민들이 안심을 하고 일상이 평온해지면 체감 안전도 높아진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학교 밖 청소년과 가정 밖 청소년 등 위기 청소년이 50만~60만명'이라는 점을 언급한 그는 "특히 스토킹 예방과 처벌 관련 법이 빨리 바뀌어야 한다"는 소신도 밝혔다.
김 청장은 "오죽하면 스토킹 범죄 피해자가 '내가 폭행을 당하고 흉기에 맞고 죽어야 경찰이 나설 거냐'고 항의하겠느냐"며 "경찰도 하고 싶지만, 경찰이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 스토킹 예방 및 처벌법이 빨리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도가 바뀌고, 시스템이 정비되면 경찰이 예방적이고 선진적인 경찰활동을 할 수 있다"며 "그에 따라 범죄와 사고의 발생률은 낮아지고, 체감안전도가 상승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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