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노조가 전면 파업에 돌입했던 지난해 9월9일부터 당시 인천시 부평구에 있는 한국지엠 부평2공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국내 완성차 업계가 잇따른 노사 분규로 위기를 맞는 가운데 파업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표면적으로는 임금인상과 수당지급 등의 일반적 문제로 보이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미래차 생산을 통해 고용안전을 보장받으려는 계산이 깔렸다는 게 자동차업계의 시각이다.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달 29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부분파업을 결의했다. 이어 10월30일과 11월2일 이틀에 걸쳐 하루 4시간씩 업무를 거부했다. 또 노조는 또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이 종료될 때까지 잔업과 특근 거부도 이어가기로 했다.

노조는 쟁의행위에 돌입하며 부평2공장에 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신차로 배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기존 생산 일정만 일부 연장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부평2공장은 소형 SUV 트랙스와 중형 세단 말리부를 생산 중이다.


노조 측은 지난 8월 이후 부평2공장에 신차 배정 물량이 없어 사실상 폐쇄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2년 전 군산공장 폐쇄 당시 전철을 그대로 이어 밟을 것이란 게 주장의 요지다. 사측은 2018년 2월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내리고 4개월 뒤 공장의 문을 닫은 바 있다.

한국지엠 측은 자동차업계 전망이 불확실해 부평2공장에 대한 2년뒤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현재 2공장에서 생산하는 트랙스의 수출 규모가 꾸준하고 미국 현지에서도 인기가 많아 본사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17일 경기도 광명의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의 모습. /사진=뉴스1
기아자동차도 파업 위기를 맞았다.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노조는 지난 3일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쟁위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총원 2만9261명 가운데 2만6222명이 투표에 참여해 이 중 73.3%에 달하는 2만1457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노조는 5일 오후 2시 이후 내려질 중앙노동위원회 쟁의조정 결정과 오는 10일 사측과의 교섭결과에 따라 파업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기아차 노조에 따르면 이번 쟁의신청의 배경엔 전기자동차 생산라인 전환 시 인력감축에 따른 일자리 축소 우려가 가장 크다. 앞서 기아차는 2025년까지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2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노조 측이 인력감축 위기감을 느끼는 전기차 전용 생산라인은 경기도 광명 소하리 공장에 내년부터 전개될 예정으로 전해졌다.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지회는 전기차 전용 생산라인 도입 시 기존 인력을 30~40%가량 감축하게 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광주공장은 쏘울과 봉고3 전기차를 내연기관 차종과 함께 생산하지만 전기차 전용 생산라인은 도입하지 않았다.

박동철 기아차 노조 광주지회 사무장은 “화성에 이어 광주공장에도 전기차 전용 생산라인이 전개되면 내연 기관 생산라인 대비 인력이 30~40% 감축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대비해 광주사업장에 전기차 모듈생산 공정을 유치해 현재 일자리 규모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