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오피스 거래가격과 호가는 고공행진을 멈출 줄 모른다. 국내·외 투기자본이 오피스 시장을 노리면서 ‘머니게임’을 벌어지고 있다. 정부 규제가 주택시장에 집중된 틈을 타 기업은 물론 자산가도 오피스 투자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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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이 텅텅… 오피스 공실률 증가━
#1 무역업을 영위하는 20년차 중소기업 대표 A씨는 최근까지 서울 서초구의 오피스 빌딩 3개 층을 임차해 사용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줄면서 사무실 월세는 물론 직원 월급도 감당하기가 힘들어졌다. A씨는 매달 수천만원에 달하는 사무실 임대료라도 줄여보자는 계산에 필수인력을 제외한 직원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2개 층의 임대차계약을 해지했다.#2 유통업체를 운영하는 B씨는 서울 영등포구 소재 건물의 4개 층을 빌려 사무실로 사용하다가 3개월 전 2개 층을 줄였다. 불황 여파로 사업이 어려워져 가장 먼저 고정 비용을 줄이기 위함이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사무실 1개 층을 추가로 줄여야 하는 상황이 됐지만 사정을 들은 건물주 역시 새 임차인을 구하기가 힘들어서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 여파가 기업의 각종 고정비용 감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소·중견업체와 벤처기업 등 오피스 빌딩의 주요 임차 수요가 줄어들어 부동산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서울 도심 등에선 한 달 임대료가 수천만원에 달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때 가장 먼저 고려 대상이 되는 1순위 고정비용이다. 인력 구조조정은 물론 재택근무 상시화를 통해 사무공간 몸집 줄이기에 나서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통계로도 나타났다. 임차인이 떠난 자리에 새 임차인이 들어오지 못하며 오피스 공실률은 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감정원의 올 3분기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 공실률은 11.2%를 기록했다.
서울의 경우 전체적으론 공실률이 직전 분기대비 0.2%포인트 내린 8.9%를 기록했지만 도심일수록 공실률이 높아졌다. 권역별로는 서울 3대 업무지구 중 하나인 종로·광화문 중심업무지구(CBD)의 경우 공실률이 2분기 대비 0.6% 상승한 10.4%를 기록했다. 서울 평균보다 높은 공실률이다. 강남업무지구(GBD)와 여의도업무지구(YBD)는 각각 0.9%포인트와 0.2%포인트 내려 7.8%, 9.5%의 공실률을 나타냈다.
민간 조사를 보면 서울 오피스 공실률의 증가폭은 더욱 컸다. 글로벌부동산서비스기업 ‘CBRE코리아’가 지난 10월 발표한 ‘2020년 3분기 국내 상업용 부동산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3개 주요 업무지구의 오피스 공실률은 평균 11.3%로 전 분기보다 3.2%포인트, 전년 동기 대비 2.4%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종로·광화문과 강남의 경우 전 분기 대비 각각 0.7%와 0.5% 줄어든 11.0%와 2.6%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지역은 여의도다. 여의도는 공실률이 서울 평균의 2배를 넘는 24.1%에 달했다. 이는 전 분기보다 16.9% 오른 것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2% 폭증했다. 여의도 복합문화시설 ‘파크원’의 준공에 따른 공급 증가가 원인으로 풀이된다. 오피스 수요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도 지속적인 공급이 이뤄져 공급 포화상태를 우려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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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가뭄에도 거래 활황… 이유는?━
하지만 이처럼 오피스 임차수요가 계속 줄어드는 것과는 달리 거래는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CBRE코리아 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상업용 부동산 투자시장 규모는 전분기대비 123.0% 급증한 6조27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71.0% 증가한 수치로 역대 분기 중 최대 거래 규모다. CBRE코리아 관계자는 “국내 투자자를 중심으로 견고한 투자수요가 이어지면서 올 초부터 진행되던 다수의 거래가 3분기에 종결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속되는 저금리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불안이 가중돼 안정적인 자산 운영을 선호하는 기관투자자 수요가 오피스 거래에 집중된 탓도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3분기 상업용 부동산 거래 가운데 오피스는 4조7650억원(76.0%)에 달했다. ▲트윈시티남산 ▲CJ제일제당센터 ▲센터포인트 돈의문 ▲현대해상 강남사옥 등 수천억원대의 대형 오피스 거래가 성사돼 전체 투자 규모를 증가시키는 데 기여했다.
주요 3대 업무지구 중에 공실률이 가장 낮은 강남권역의 경우 임차수요는 없어도 투자수요가 견고하게 이어지고 있다. 현대해상 강남사옥의 3.3㎡당 거래금액은 약 3400만원으로 역대 최고금액이다. 현재 계약이 논의 중인 ‘더피나클강남’은 현대해상 강남사옥과 비슷한 3.3㎡당 3200만원 수준에 거래가 성사될 것으로 관련 업계는 내다봤다.
임동수 CBRE코리아 대표는 “저금리 기조에 따른 국내 투자시장의 풍부한 유동성과 코로나19 장기화가 국내 투자자의 해외 부동산 투자 활동에 제약 요건으로 작용했다”고 짚었다. 그는 “해외 투자로 예정됐던 국내 자본이 국내 오피스 시장에 집중되는 흐름이 관찰됐고 결과적으로 국내시장의 매입 경쟁을 보다 심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이어 “4분기에 종결이 예상되는 거래를 감안할 때 올 한해 총 거래 규모는 2018년의 13조원 수준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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