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서울 명동에 위치한 화이자 코리아 본사. 2020.11.10/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이영성 기자,김태환 기자 =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확보와 관련 "단호하게, 전체 선입금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충분한 양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 국민 60%, 3000만명 분량을 '연내'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같은 날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효과나 부작용에 대해 모르는 데 돈을 주고 구매하는 것에 대한 리스크가 있다"는 태도에서 하루도 안 되는 사이 입장 변화를 보인 것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백신 확보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우려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읽힌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12일 오후 2시10분 정례브리핑에서 "설령 선입금을 포기하더라도 되도록 많은 양을 확보하고 구매할 것"이라며 "우선 연내 전체 인구의 60%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당초 정례브리핑은 국내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설명하고 취재진과 질의응답에 들어간다. 방대본은 통상 현 상황에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질의응답 전 밝히기도 하는데, 이날은 현 방역당국의 백신 확보 노력에 힘을 준 것이다.

방대본의 이같은 태도는 이날 오전 중대본의 입장과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12일 오전 11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후 기자단과의 백브리핑에서 "선구매의 경우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는지 전혀 모르지만 먼저 돈을 주고 사는 만큼 위험성이 따른다"면서 "잘못돼도 돈을 돌려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선구매에 대한 여러 고민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달라"고 말했다.


이는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대한 최우선 목표로 안전성·효과성에 무게를 두는 발언이다. 민간 기업인 글로벌 제약사와 국민 세금으로 큰 금액의 계약을 맺는 만큼 신중한 태도다.

반면 방대본은 중대본의 '고민'을 넘어서 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미 지난 9월 밝힌 방대본의 백신 확보 목표인 인구 60%(3000만명) 분량에 '연내 확보'라는 목표가 추가됐다.

또 선구매를 통해 확보한 백신 일부가 설령 잘못돼 소위 선입금을 날리더라도 선구매 경로를 다양화 해 백신 물량 확보만큼은 해내겠다는 태도다. 여기에 권준욱 제2부본부장은 '충분한 양을 확보하겠다도록 하겠다"는 발언을 강조하기 위해 '단호하게'란 단어까지 사용했다.

앞서 현재 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미국·유럽연합(EU)·일본 등은 선구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EU는 3억회분, 일본은 1억2000만 회분을 확보했다고 전해졌다.

화이자는 우리 정부에게도 백신 공급의사를 밝혔지만, 아직까지 선구매 계약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백신 확보를 위해 전 세계가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일본에 마저 밀리는 것 아니냐는 불만과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방대본과 중대본이 하루도 안되는 사이 태도 변화가 생긴 것은 이같은 우려를 일찌감치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앞선 독감백신 관련 논란과 우리 정부의 외교력 등 신뢰성의 문제가 생기기 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다만 방대본 역시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대해 안전성·유효성을 강조하고, 부작용을 검토해야 한다는 부분에 있어서는 중대본과 궤를 같이 했다.

권 부본부장은 "코로나19 대유행과 관련 백신의 사용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성에 대한 면밀한 평가는 기본"이라며 "접종 후 부작용 상황 등을 고려해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사태에 침착하게 천천히 대비하면서 예방접종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코로나19 백신 도입 전문가위원회'를 통해 관련 자문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각 개별 제약사와 협상 내용은 밝히기 어려워 비공개로 진행 중이지만, 백신 확보에 대한 노력을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우리 방역당국은 화이자 외에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와 국내 공급 및 생산을 위한 협력 의향서를 체결했으며, 존슨앤존슨, 모더나 등도 우리 정부에 백신 공급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권 부본부장은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유효성에 대한 근거를 토대로 선구매 절차를 진행해오고 있고, 막바지 진행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결과가 나오게 되면 상황을 봐서 알려드릴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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