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카야 인(人). /사진=장동규 기자

살갗에 닿는 바람결이 제법 매섭다. 초겨울에서 이제 그만 한겨울로 넘어오라는 자연의 신호를 더는 무시하기 어려울 정도다. 성큼 다가온 추위를 마냥 반기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은 잔뜩 맛이 오른 바다의 식재료가 식탁 위에서 꽃을 피울 거라는 기대감이다. 다양한 제철 식재료의 진수를 맛보기에 이자카야만큼 효율성이 좋은 공간은 없다. 맛 오른 생선 본연의 맛을 그대로 즐길 수 있는 사시미부터 품이 많이 드는 정갈한 요리들이 입맛대로 포진돼 있는 데다 향기로운 한잔 술까지 함께하니 말이다.
◆이자카야 인(人)
성내동 골목길 한켠에 자리한 일식당 ‘이자카야 인(人)’은 미식과 예술처럼 일상 속에 즐거운 이야깃거리를 더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곳이자 그 가치를 아는 이들이 찾는 친근한 동네 선술집이다. 다소 어두운 조도와 폐쇄적인 보통 이자카야의 분위기와는 달리 모던하고 개방적인 외관이 방문자의 마음의 벽을 한껏 낮춘다. 

이 곳의 수장인 이정복 셰프는 양식으로 요리에 입문했지만 일식에 매료된 후 주저 없이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일식이 재료 본연의 맛에 집중하면서도 섬세한 맛의 조화를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다. 양식과 일식 모두 셰프의 주 종목인 덕에 이자카야 인의 주방은 두 영역이 다 가능한 공간으로 꾸려져 있다. 다양한 시도가 가능한 만큼 다이내믹하고 틀에 박혀있지 않은 요리들을 선보이고 있다. 단 어떤 음식이든 고유한 정체성을 담은 기본이 절대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셰프의 철칙을 지킨다.

이자카야 인의 강점 중 하나는 생선 숙성에 많은 공을 들인다는 점이다. 숙련된 ‘신케지메’ 방식을 통한 전처리로 식감의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생선마다 숙성을 알맞게 하는 것이 포인트다. 겨울철에는 80시간 숙성시킨 ‘방어회’를 반드시 맛보길 권한다. 숙성을 통해 영양은 농축되고 감칠맛은 극대화돼 계절과 느림의 미학을 가장 행복한 방식으로 전달한다. 이자카야 인의 모둠 숙성회는 기본적으로 제철 생선 8~9종으로 구성된다. 

셰프의 애정 메뉴인 ‘참치 아보카도 낫토’는 신선함과 건강함을 동시에 잡은 한 접시다. 이름 그대로 참치·아보카도·낫토가 층층이 올려져 있으며 이 모든 재료를 김에 한데 싸서 즐기면 된다. 각기 다른 매력의 식재료가 입안에 모여 혀의 모든 감각을 부드럽게 자극한다. 아름다운 담음새는 윤기 있는 토양에 자연스럽게 흐드러진 꽃밭을 연상시킨다. 

‘수제 모찌리도후’는 일식과 양식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메뉴다. 양식 디저트인 라즈베리 치즈케이크에서 영감을 받아 새콤달콤한 베리 소스에 부드럽고 쫀득한 모찌리도후를 접목했다. 육식파라면 전문점 부럽지 않은 스테이크 메뉴를 즐겨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음식을 충분히 즐겼다면 예술을 사랑하는 셰프의 취향이 곳곳에 담긴 매장의 내부도 잠시 둘러보는 여유를 가져보자. 실제로 여러 작가의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장 한쪽으로 마련된 3개의 룸에는 문인화 거장이자 셰프의 조부인 김서포 화백의 작품이 전시돼 화폭의 정서가 공간의 분위기와 결을 같이한다. 육신을 배 불리는 셰프의 음식과 함께 예술적 영감이 가득한 공간 이자카야 인에서 영혼의 영양분도 함께 채워보는 것은 어떨까.

메뉴 모둠사시미(2인) 3만5000원, 참치아보카도낫또 1만5000원 / 영업시간 (매일)18:00-04:00


◆모즈(슌사이모즈) 

모즈. /사진제공=다이어리알
갓포 요리를 베이스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요코모리 준 셰프의 다양하고 독창적인 요리를 경험할 수 있는 일본 요리점. 제철 식재료를 사용해 정갈하게 요리했다는 뜻의 ‘슌사이’(旬彩)와 새(때까치)를 뜻하는 일본어인 ‘모즈’(百舌)를 더한 가게 이름에는 섬세함과 대담함 그리고 다양한 손님의 입맛을 만족시키고자 하는 정진의 마음을 담았다. 기본 메뉴와 제철 메뉴의 리스트가 매우 다양하며 뛰어난 신선도는 물론 메뉴 하나하나의 완성도가 높다. 

메뉴 사시미6종모리아와세 6만원, 아와비크림고로케 1만6000원 / (매일)18:00-01:00 (일 휴무) 

◆재패니즈다이닝 안심 
재패니스다이닝안심. /사진제공=다이어리알
탄탄한 마니아층을 자랑하는 일식당. 일본 츠지 요리학교 출신의 안진석 셰프가 선보이는 수준급 일식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이자카야처럼 편안한 분위기가 특징이라 대부분 손님이 편안하게 술과 음식을 즐기러 방문한다. 전국 각지에서 공수한 신선한 제철 해산물과 생선을 맛볼 수 있는 사시미 요리와 숯불로 맛을 낸 생선구이가 대표 메뉴. 구이와 회, 튀김 등 다양한 메뉴를 맛보고 싶다면 예약제로 운영하는 오마카세 메뉴를 이용해 보자.
메뉴 사시미모둠(3인) 5만5000원, 옥돔숯불구이 3만5000원 / 영업시간 (매일)18:00-24:00 
◆유우

유우. /사진제공=다이어리알
최고급 냉장 육을 사용한 ‘와규 샤브샤브’를 맛볼 수 있는 연희동 이자카야. 유우의 샤브샤브는 오너 이연웅 셰프가 일본을 왕래하며 오랜 연구 끝에 탄생시킨 메뉴다. 24시간 우려낸 육수와 일본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진 소스가 풍미를 더한다. 일본의 한적한 골목에 위치한 이자카야를 그대로 옮겨 놓은듯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사케와 함께 곁들이면 좋은 신선한 와규 스테이크와 육회 등 다양한 요리도 선보이고 있다. 

메뉴 화우샤브샤브(350g) 4만4000원, 고마블육회타다끼 3만원 / 영업시간 (점심)11:30-14:30 (저녁)17:00-2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