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최현만 기자 = "'공무원이 될 수 있다', '좋은 기업에 취업된다' 그 말만 믿었는데 이젠 중소기업에도 취업할 수 있을까 걱정이에요. 선생님들은 취업보단 대학 진학을 권유하기도 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유례없는 취업난은 2030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지난 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른 2002년생 특성화고등학교생들과 졸업생 역시 취업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들은 자격증, 경진대회 등 그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언제 끊길지 모르는 일자리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어느덧 '취업'이 아닌 '진학'으로 진로를 변경하는 경우도 다반사가 됐다. 결국 그들은 학교를, 그리고 학교 밖 거리에 나섰다.
7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올해 1~2월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등 직업계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 4명 중 1명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계고는 졸업 후 진학보다는 취업이 주목적이지만 취업자보다 진학자가 더 많은 현상이 2년 연속 이어졌다.
정부가 중앙취업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직업 분야 특성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직업계고 학생들의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연말까지 양질의 일자리 5000개를 추가로 발굴하겠다고 나섰지만 현실은 어떨까.
◇"입학 때와는 180도 달라진 현실…취업보다 진학 권유"
고3 신수연양(18)은 빨리 취업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특성화고에 진학했다. 당시 신양은 '열심히 하면 좋은 곳에 갈 수 있다'는 학교 홍보를 믿었다고 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상황은 180도 변했다.
취업으로 인정되는 연계형 현장실습마저 반 이상 줄었고, 그로 인해 취업률 역시 같은 비율로 떨어지고 있다.
신양은 "학생들이 취업하면 과 사무실 앞에 붙여 놓곤 하는데 작년과 비교하면 확연히 줄었다"며 "선생님도 '채용 건수가 줄어드니 대학 입학을 준비하는 게 어떠냐'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미 공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눈을 낮췄지만 채용 공고조차 보기 힘들다. 졸업 때까지 취업하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신양의 말을 빌리면 이미 반 학생들 대다수는 전문대 등 진학으로 진로를 변경했다. 취업이 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임시방편이나마 진학을 선택한 것.
문제는 일반고와 달리 전공을 심화한 특성화고의 특성상 가고자 하는 대학 전공이 고등학교 전공과 다른 경우가 허다한 것.
신양은 "취업 채용 공고 자체가 희박하다 보니 '뭐라도 해야 되지 않겠냐'며 대학을 가는데 그마저도 과를 안 살려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막상 와보니…기대완 딴 판, 돌아가기 일쑤"
그렇다면 특성화고를 졸업한 청년들의 현재는 어떨까.
졸업생 강동균씨(19)는 "무급휴직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며 "코로나19로 갑자기 일이 없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씁쓸히 입을 뗐다.
그는 "학교 측에서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고 했지만, 나를 비롯한 친구들이 막상 취업을 준비하고 또 실제 일을 하다 보니 결국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실제 강씨는 2년 전 협력업체 직원으로 홀로 작업 중에 안타깝게 숨을 거둔 고(故) 김용균씨와 같이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계약직'이다.
그는 "원청사에 들어가려면 대학 진학이 필수인 상황"이라며 "하루빨리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졸업생 장진호씨(21)는 "취업으로 나간 친구 중에 2년이 지난 지금 일을 하는 이들은 10명 중 1명이 될까 말까 한다"며 "그마저도 입대를 하지 않은 여자 친구들이 대다수"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특성화고 졸업생-재학생들은 학교와 거리에 서게 됐다.
특성화고등학생 권리 연합회는 지난달 2일부터 학교 운동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취업 안 된 고3, 정부가 일자리 책임져라' 등의 문구가 담긴 피켓을 들고 퍼포먼스를 진행 중이다.
여기에 지난 22일부터는 졸업을 앞둔 특성화고 3학년들과 졸업생들이 한데 모여 신촌, 용산역 등지에서 정부에 고졸 일자리 보장을 촉구하며 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에 Δ2021년도 졸업생에게 고졸취업급여 지급 Δ공공부문·대기업 고졸 채용 비율 상향 Δ고졸취업활성화 지원금 제도 마련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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