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새해는 차기 대선 주자들의 대권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만큼 여권의 '잠룡' 중 하나인 정세균 국무총리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 총리는 6선 국회의원, 당 대표, 국회의장까지 거치며 '스펙 끝판왕'으로 불리만, 좀처럼 지지율이 오르지 않고 있다.
정 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본부장으로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총지휘하고 있어, 향후 방역 성과가 대권 도전을 위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 본인이 대권 도전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바는 없지만,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이 정 총리의 오래된 꿈인 만큼 2022년 대선 도전을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보고 있다.
정 총리는 이미 지난 2012년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들어 당시 문재인 후보와 경쟁했지만, 손학규·김두관 후보에게도 밀려 4위로 경선을 마감했다.
이후 약 9년이 흘러 정 총리는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하면서 국회의장을 지냈고, 총리를 맡아 국정운영 전반을 경험했다. 리더십과 능력, 인품 등에 대한 검증은 이미 완료됐지만, 이번에도 발목을 잡는 것은 부족한 대중적 인기와 낮은 지지율이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아도 정 총리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여권의 유력 후보는 물론 야권의 다수 주자에도 밀리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해 12월28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정 총리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는 2.5%에 그쳤다.
윤석열 검찰총장(23.9%),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지사(이상 18.2%) 등 선두 주자들은 물론 홍준표 무소속 의원(6.0%),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4.0%),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2.6%) 등 야권 후보에게도 밀린다. 후보를 불러주지 않고 자유응답으로 선호도를 집계한 한국갤럽의 2020년 12월 조사에서는 1%도 기록하지 못했다.
정 총리는 정치권의 높은 평가와 소위 'SK계'라는 독자적 세력을 구축한 것에 비해 카리스마와 대중성이 부족하고, 관리형 리더십 이미지가 강하다는 게 약점으로 꼽힌다.
이는 정 총리의 정치적 신념인 '통합과 타협의 정치'와도 맞닿아 있다. 상대와 생각이 달라도 대립으로 치닫기보다 대화를 통해 합의에 이르는 것이 정 총리의 방식이다. 지난해 1월 총리 취임 일성 역시 '경제총리'와 더불어 '통합총리'였다.
하지만 최근 우리 사회가 이념, 성별, 계층 간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어 이는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결국 관건은 중대본부장으로서 코로나19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느냐에 달렸다.
일단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이한 국면에서 정 총리가 대선 출마를 위해 직을 던지는 시나리오는 상상하기 어렵다. 고강도 방역대책 시행과 해외 백신 도입 등으로 코로나19 3차 유행을 매듭짓고, 안정세로 전환하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어내야 총리직 사임의 명분이 생길 수 있다.
이에 따라 정 총리의 사임 시기도 해외 백신이 도입되는 1분기 이후일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는 2021년 1분기부터 1000만명분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2분기 얀센(600만명분), 3분기 화이자(1000만명분) 백신이 도입되며, 정부는 화이자 백신 도입 시기를 2분기로 앞당기기 위해 협상 중이다. 모더나 백신 2000만명분도 2분기 공급이 시작될 전망이다.
오는 4월 재·보선 등 정치권 일정을 고려할 때도 정 총리의 대권 행보는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서울시장·부산시장이 걸린 4월 재보선을 2022년 대선의 교두보로 보고 총력을 쏟고 있다.
이를 앞두고 정 총리가 사임할 경우 후임 총리 인선으로 시선이 분산되고, 특히 인사 검증 과정에서 악재가 터져 나와 재보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설령 정 총리가 4월 이전에 물러나더라도, 당 내에서 마땅한 역할을 찾기 쉽지 않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말부터 내각을 개편하는 과정에 있는 만큼, 정 총리도 내각의 구심점 역할을 할 필요도 있다. 이에 정 총리는 당분간 코로나19 방역과 경제활력 회복 등 총리로서 성과 내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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