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전설의 무대-아카이브K' 방송 화면 캡처 © 뉴스1

(서울=뉴스1) 이아영 기자 = '한국형 발라드 계보'이자 여전히 역사를 쓰고 있는 세 발라더가 '아카이브K'에서 위엄을 뽐냈다.
10일 방송된 SBS '전설의 무대-아카이브K'에서는 한국형 발라드 계보를 기록하는 두 번째 시간을 가졌다.

이날 유재하, 이수영에 이어 임창정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백지영은 임창정의 발라드를 '남자 발라드'라고 정의했다. 임창정의 노래엔 남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는 것. 또한 도전 정신을 불러일으키는 초고음이 임창정 발라드의 특징이다. 제작진은 왜 따라부르기 힘들게 곡을 쓰냐고 물었다. 임창정은 "그게 하고 싶다. 쉽게 쓰면 듣는 분이 안 울 것 같다. 이 음역대로 써야 가슴을 후벼파고, 듣는 사람을 내 음악으로 데려올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유를 밝혔다.


비유적인 표현보다 사실적인 가사를 많이 쓴다는 것도 임창정 발라드의 매력이다. 임창정은 할 말이 많기 때문에 노래가 쪼개진다고 설명했다. '소주 한 잔' 이후 그런 스타일이 됐다고 밝혔다. 임창정은 "녹음하는 날 작사가에 부탁한 가사가 나오지 않았다. 녹음실에 가면서 차 안에서 가사를 쓰게 됐다. 그래서 직설적으로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을 썼다"며 "작곡가가 '여보세요 나야'를 이상하게 생각했고 여러 사람들이 반신반의했었다"고 당시 반응을 전했다.

또 다른 불후의 명곡인 '그때 또다시'의 경우 임창정의 가사로 라디오 방송까지 나갔지만 회사 직원들의 반응이 좋지 않았다. 이후 소속사에서는 앨범 발매를 2주 미룬 뒤 박주연 작사가를 만났다. 처음엔 자존심이 상했지만, 박주연의 가사를 본 뒤 자기도 모르게 녹음실 문을 열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임창정은 "이게 프로구나. 이게 '당대의'라는 수식어를 받을 수 있는 명인이라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자기가 쓴 가사보다 5만 배는 좋았다고.

변진섭은 발라드 계보를 잇는 후배로 폴킴을 꼽았다. 폴킴은 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의 OST '모든 날, 모든 순간'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렇게 발라드와 드라마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여기엔 2000년대 후반을 강타한 아이돌 팬덤문화가 큰 영향을 끼쳤다. 이에 드라마 OST로 발라드가 돌파구를 찾게 됐다는 분석이다. 백지영은 수많은 명실상부 'OST의 여왕'이다. OST 인기곡만 엮어 앨범을 냈을 정도. 백지영은 "여자 주인공 캐릭터가 한이 많고 감정이 진해야 한다. 괴로움을 많이 당해야 제 목소리랑 어울린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즉 여자 배우의 마음속 성우 역할이라는 것이다.


특히 드라마 '아이리스'에 삽입된 '잊지 말아요'가 백지영 OST의 대표곡이다. 백지영은 새 앨범 프로듀서로 이상민을 만난 뒤 자연스러운 복귀를 고민하던 중 발라드를 해보기로 마음을 모았다. 첫 발라드인 '사랑 안 해'는 한 달 내내 녹음한 결과라고. 백지영은 발라드를 위해 연기 공부를 했다. 연기 수업을 하며 세밀한 감정을 알게 되며 '발라드의 여왕'으로 다시 태어났다. 백지영은 "그때 배운 게 지금 많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성시경이 '20세기 마지막 발라더'라는 데 의견이 모였다. 변진섭은 "당시 댄스, 알앤비가 대세였는데 유일하게 한국형 발라드를 밀고 나갔다"고 말했다. 알앤비 창법이 들어오면서 대세를 이룰 때 성시경이 정통 발라드의 명맥을 이어줬다는 평가다. 김이나는 "성시경은 호흡이 인상 깊다", 규현은 "있는 그대로 힘 안 들이고 내뱉는 소리인데 빠져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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