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제공=신세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프로야구 구단주가 된다. 이마트가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인수하기로 하면서다. 이마트에서 돈 안 되는 사업을 정리하던 정 부회장이 ‘돈 먹는 하마’라고 불리는 야구단을 사들인 배경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신세계그룹과 SK텔레콤(SKT)은 1월26일 이마트가 SK와이번스를 인수하는 데 합의하고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마트는 SKT가 보유하고 있는 SK와이번스 지분 100%를 1000억원에 인수한다. 훈련장 등 자산 인수금액을 포함한 총가격은 1352억8000만원이다. 

이마트의 야구단 인수엔 정 부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 정 부회장은 수년 전부터 프로야구단 인수를 추진했고 SK와이번스에 앞서 두산베어스에도 의사를 피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그의 야구 사랑이나 스킨십 경영 차원은 아니다. 정 부회장은 2016년 스타필드 1호점을 열 당시 “앞으로 유통업의 경쟁 상대는 테마파크나 야구장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주력 사업인 쇼핑에 레저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해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정 부회장은 경쟁 상대를 포섭하는 방식으로 성장 기회를 잡았다. 이미 오는 2031년 건립을 목표로 경기도 화성에 국제테마파크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번 야구단 인수를 통해 정 부회장이 그려온 종합 엔터테인먼트 산업 육성의 꿈이 구체화된 셈이다.

다만 이마트가 그동안 돈 안 되는 사업을 접어왔다는 점에서 야구단 인수에 의문을 표하는 시각도 있다. SK와이번스는 지난해 영업손실 6억2000만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액 562억원의 절반 이상은 SK 계열사 등으로부터 받은 광고 수익이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쇼핑 사업과 야구단 운영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모바일·온라인 시장의 주 고객층과 야구팬 층이 일치한다는 점에서다. 프로야구 관중의 60%가 20~30대 관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미래 고객층 확보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정 부회장은 야구장을 ‘라이프 스타일 센터’로 진화시켜 신세계그룹이 선보여온 서비스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다. 그룹의 상품 개발 역량을 활용해 다양한 카테고리의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소개하겠다는 계획도 드러냈다. 팬들 사이에선 계열사인 스타벅스의 입점 혹은 굿즈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새로운 구단명은 신세계나 이마트가 아닌 온라인 통합 브랜드 ‘SSG’를 붙이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연고지는 인천으로 유지하고 코칭 스태프와 선수단 등의 고용을 100% 승계해 SK와이번스의 역사를 이어간다. 이마트는 오는 3월 중으로 구단을 정식 출범하고 오는 4월 개막하는 2021 한국야구위원회(KBO) 정규시즌에 나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