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 뿌리는 깊다. 2016년 성남시장 당시 청년에게 분기별 25만원씩 지급하는 '청년배당'을 실시했다. 2017년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서 '기본소득'을 주장했다. 당시만 해도 '포퓰리즘'이란 비난이 많았다.
지금도 '포퓰리즘' 논쟁에서 자유롭지는 않지만, 코로나가 터지면서 기본소득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이재명은 2020년 4월 모든 경기도민에게 '재난기본소득' 10만원을 지급했다. 그 영향을 받아 정부도 당초 선별지원에서 방침을 바꿔 1차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했다. 경기도는 이번 달에도 2차 재난기본소득을 전 도민에게 나눠주기 위해 신청을 받고 있다. 1~7일 신청을 접수한 결과, 전체 지급대상자(1343만8238명·1조3702억원)의 56.3%인 755만9263명이 신청했다.


팬데믹은 속성상 기본소득 개념과 맞아 떨어진다. 코로나는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는다. 더군다나 코로나는 모든 나라, 기업, 개인에게 급격하고 충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자리가 순식간에 사라지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빈부격차 정보격차 등 사회적 불평등은 심화되고 있다.

이재명은 기본소득을 바탕으로 최근 대선지지도에서 1위를 굳혀가고 있다. 이런 지지율에 상승에 "가능한 일을 하는 것은 행정이고,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정치"이라며 정책 표현에 자신감이 묻어 있다. 또한 얼마 전까지 모두 불가능으로 여겨지던 것들에 대하여도 위대한 우리 국민 중 누군가가 용기와 준비, 도전으로 불가능을 현실로 만들었다는 것으로 대신했다.

하지만 견제도 만만찮다. 기본소득을 둘러싸고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대표, 정세균 총리 간 정책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낙연 대표가 "알래스카 빼고는 그것을 하는 곳이 없고, 기존 복지제도의 대체재가 될 수는 없다"고 하자 "우리가 얼마든지 세계를 선도할 수 있다"고 연일 직격탄을 날렸다.이는 일각에서 기본소득과 관련해 '외국에 선례가 없어 기본소득이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비판에 대한 반박이다.


기본소득에 대한 논쟁에서 이낙연이 이재명을 쉽게 이기긴 힘들어 보인다. 중요한 건, 코로나 이후 매우 많은 나라들이 기본소득을 도입하려고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알래스카 외에 하는 곳이 없으니까 안 된다'는 단편적인 주장은 설득력이 없기 때문이다.

알래스카뿐 아니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체로키 부족이 하는 현금 배당은 1996년에 시작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마카우도 영주권자에게 매년 현금 배당을 하고 있다. 브라질의 작은 도시 마리카는 연대 경제 실현을 목표로 전체 주민 4분의 1에 해당하는 4만2000명에게 '시민 기본소득'을 지역 화폐로 지급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스톡턴 시는 '경제적 역량 강화'를 위한 보장소득 실험을 하며, 독일은 기존의 '나의 기본소득'을 확대해 앞으로 3년간 실험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기본소득은 기존 복지와는 규모나 성격이 완전 다른 차원이다. '기본소득'은 모든 개인에게 아무 조건 없이 일정한 금액을 국가가 계속 준다. 모든 사람이 기본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현금을 받는다. 일시적으로 부족하거나, 부분적으로 모자란 곳을 메워주는, 특정 목적달성을 위한 복지개념이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낙연 대표는 이재명 지사의 기본소득에 아동과 청년, 성인과 노년층 등 선택적으로 생애주기별로 지급하는 '생애주기별 복지'로 차별화에 나섰다.

모두 증세 논의 없는 한 포퓰리즘 논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오랫동안 준비해 이 지사의 대표적인 정책으로 뿌리 내린 기본소득은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 같지 않다. 이는 이재명의 흙수저 이미지와 견고하게 일체화됐기 때문이다. 때리면 때릴수록 강해지는 이유다.

기본소득은 기본주택과 함께 기본대출 등 '기본 시리즈'의 근원으로 정책 '트레이드 마크'로 삼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전 국민 재난지원금, 국토보유세, '0% 금리' 영구국채, 비정규직 공정수당에 이르기까지 그의 정책 아젠다는 금융과 노동 세제 부동산 등 경제 전반을 망라하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세금 안올리고 보편복지 가능하다’는 건 비현실적인 부분에서는 포퓰리즘이다.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하지만 기본소득제 도입은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주요국가에서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 만은 틀림없다. 이에 이재명은 정치적 억지나 폄훼가 아닌 상식과 합리성에 기초한 건설적 논쟁을 기대한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 정책의제로 지속적으로 논쟁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