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이커머스 기업인 쿠팡이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추진하면서 '차등의결권 도입'에 대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사진=뉴스1
대형 이커머스 기업인 쿠팡이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추진하면서 국내 차등의결권 도입 필요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12일(현지 시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다. 예비심사 등 상장에 필요한 절차를 마친 뒤 이르면 3월 중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모 수량, 희망 공모가 범위, 주주들의 지분율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주목할 것은 쿠팡이 한국이 아닌 미국 증시 상장을 택했다는 점이다. 뉴욕증시 상장을 결정한 주된 원인으로 차등의결권이 꼽힌다. 다만 일각에서는 모회사인 쿠팡LLC가 미국에 있는 회사인 만큼 뉴욕증시 상장은 당연한 선택이란 지적도 나온다.

차등의결권이란 창업주나 최고경영자(CEO)가 가진 주식에 보통주보다 큰 힘을 부여함으로써 적대적 인수합병(M&A) 등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경영권 방어 수단이다. 국내에서는 차등의결권이 경영 세습과 지배력 남용을 정당화한다는 반대의 목소리로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상장신청서를 살펴보면 김범석 의장이 가진 클래스B 주식은 일반 주식인 클래스A의 29주에 해당한다. 김 의장이 이 주식을 매각하거나 증여, 상속하면 차등의결권은 무효화된다. 즉 김 의장이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투자자들이 힘을 실어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같은 쿠팡의 결정에 따라 국내에서도 차등의결권을 하루빨리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제기된다. 차등의결권 부재로 우량기업의 국내 상장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이미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 대부분은 차등의결권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이와 달리 국내는 상법상 1주당 1주의 의결권만을 가질 수 있다.

사실 국내에서도 차등의결권 도입 논의는 계속해서 이뤄져왔다. 지난 2018년 더불어민주당은 비상장 벤처기업에 한해 1주마다 최대 10개 차등의결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벤처기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20대 국회 임기가 끝나면서 해당 개정안은 자동 폐기됐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공모주 시장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데 쿠팡이 뉴욕증시에 상장하게 될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IPO 참여는 상당히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증시의 시총 증가도 무산됐고 쿠팡이라는 대형 IPO를 놓친 만큼 국내 증권사들 입장에서도 주관과 관련한 아쉬움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