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사진=임한별 기자
연초부터 비트코인 투자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시세는 6000만원대를 넘어섰다. 비트코인 시세가 6000만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23일 이후 14일 만이다.
10일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6시 비트코인 시세는 6111만7000원으로 전일 대비 295만9000원(5.11%) 올랐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원인으로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의 부양책이 상원을 통과하자 화폐 가치가 떨어질 것을 염려한 투자자들이 대안으로 가상화폐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가상화폐 애널리스트인 테디 크랩스는 트위터에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로 기업 및 투자자들을 비트코인 시장으로 다시 밀어 넣을 것"이라면서 "비트코인이 향후 6만달러(약 6840만원)에 도달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특금법 시행… 은행, 실명계좌 발급에 난색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시세 상승에 신규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어서다. 지난달 9일 첫 5000만원을 넘어선 비트코인은 같은 달 22일 6580만원까지 오르며 2008년 등장 이후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하지만 국내 가상화폐 투자 환경은 녹록지 않다. 오는 25일 개정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이 시행돼 가상화폐 거래소가 무더기로 문을 닫을 우려가 제기된다. 은행은 자금세탁 등 가상화폐 관련 사고나 범죄 위험 부담 때문에 실명계좌를 선뜻 내주지 않고 있다.


앞으로 은행은 가상화폐 거래소로부터 실명 확인 입출금계좌 발급 신청을 받으면, 해당 거래소(가상자산 사업자)의 위험도·안전성·사업모델 등에 대한 종합적 평가 결과를 토대로 실명 입출금 계좌 발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가상화폐 거래소의 내부 통제 시스템,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구축한 절차와 업무지침 등을 일일이 확인하고 '믿을 만 하다'고 판단될 때만 실명계좌를 내주라는 뜻인데, 실명계좌가 없으면 영업이 불가능한 만큼 결국 은행이 각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종합 인증' 책임을 떠안은 셈이다.

금융당국 등 정부는 거래소 실명계좌 발급에 필요한 구체적 조건이나 기준을 은행에 제시한 상태도 아니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필수적 평가요소, 절차 등 최소한의 지침을 요청했지만, '각 은행이 개별적으로 기준을 마련해 평가하라'는 취지의 답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관계자는 "당국 가이드라인과 감독 권한도 없는 은행이 거래소의 투명성을 확보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실명계좌 발급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옥석 가리기'… 투자 열풍 식을까 
현재 NH농협·신한·케이뱅크 등 은행들과 실명계좌를 연계한 거래소는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 단 4곳뿐이다. 나머지 거래소 상당수는 이른바 '벌집계좌'(거래소 법인계좌 하나로 투자자 입금) 등 변칙적 방법으로 거래를 중개하고 있다.

6개월의 유예기간 때문에 오는 25일부터 바로 실명계좌를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늦어도 9월 말까지는 나머지 100개가 넘는 거래소들도 반드시 은행 실명계좌와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등을 갖춰야 한다. 기존 4개 거래소 역시 다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6개월의 유예 기간이 지나면 상당수 군소 가상화폐 거래소가 문을 닫거나 영업을 축소하면서, 대거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건전하게 영업하는 거래소의 옥석이 가려져 더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특금법 시행에 따른 거래소 신고제 이후 실명계좌를 확보하지 못한 거래소가 늘어 투자 열풍이 시들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