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왼쪽에서 세번째)이 미국 뉴욕증시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언급했다. /사진=쿠팡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대규모 투자유치를 위해 뉴욕시장으로 왔다"며 상장을 통해 국내에 지속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김 의장은 11일(현지시각) 뉴욕에서 간담회를 열고 "전통이 깊고 세계적인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한국의 유니콘'으로 크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세계적인 기업들도 가장 큰 자본시장인 뉴욕으로 가서 자금을 조달한다"며 "쿠팡이 뉴욕증시에 상장한 가장 큰 이유는 투자자에게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쿠팡은 공모가 35달러 대비 41.49%(14.52달러) 오른 49.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 기업공개(IPO) 대상 주식은 1만3000만주로 총 45억5000만달러(약 5조2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쿠팡은 이 자금을 한국 시장 확대에 쓸 계획이다. 김 의장은 "한국 시장 규모는 절대 작지 않다"며 "고객들이 감동할 서비스를 해외 시장으로 수출하고 싶은 욕심이 있지만 당분간은 한국 고객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 대신 한국 시장에 전념하겠다는 의미다. 

이어 "한국은 미국 아마존과 중국 알리바바가 장악하지 않은 유일한 시장"이라며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새벽배송 같은 기술 혁신에 계속 투자하겠다"고 전했다. 

김 의장은 막대한 적자에도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지난해 말 기준 쿠팡의 누적적자는 41억1800만달러(약 4조5500억원)에 이른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적자가 아니라 투자라고 보면 된다"며 "앞으로 계획적이고 공격적으로 투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인수합병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는 기준이 높고 문화적 측면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많은 분석과 고민을 통해 옳다는 판단이 들지 않으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매물로 나온 경쟁사 이베이코리아의 인수에 대해 어느 정도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상장 후 김 의장의 의결권은 76.7%에 달한다. 김 의장이 보유한 클래스B 주식엔 일반 주식 클래스A의 29배에 해당하는 차등의결권이 부여된 까닭이다. 차등의결권은 창업주나 최고경영자(CEO)가 가진 주식에 보통주보다 큰 힘을 부여하는 제도로 국내엔 도입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쿠팡이 한국이 아닌 미국 상장을 추진했다는 여론이 불거지며 차등의결권 도입론 일고 있다. 김 의장은 '차등의결권이 이번 상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냐'는 질문에 "활용할 수 있는 옵션"이라며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