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보통 1차 의료기관에서는 주 치료제 또는 증상 완화제를 처방하면서 보조제로 위장약이나 비타민을 함께 처방하는 패턴을 보인다. 위장약 처방 이유는 항생제나 진통소염제의 속쓰림 부작용 때문이라고 의사와 약사들은 설명한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이런 처방 패턴을 찾아보기 힘들다. 몸살 증상으로 병원이나 약국을 찾을 경우 대부분은 충분한 휴식을 권한다. 고열을 호소하거나 심한 염증이 의심될 경우에만 의약품을 처방한다. 대부분 해열진통제 외 특별히 추가되는 약이 없다. 간혹 증상이 심한 환자에는 항바이러스제가 처방된다.
왜 유독 국내 의료기관에서는 보조제 처방이 많을까. '빨리빨리 문화'라는 우리나라 정서상 빠른 효과를 내기 위해 항생제를 처방하고 그에 따른 부작용 방지차 위장약을 처방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의문이 들기는 마찬가지다.
물론 의학적 또는 약물학적인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의약분업 이후 급격히 성장한 복제약 시장에서도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최근 특허만료 이슈가 있는 베링거인겔하임의 SGLT-2 억제 계열 당뇨약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만 보더라도 국내 제약사들의 복제약 사랑(?)은 정말 핫하다.
자디앙 특허는 2025년 3월 완료되지만 출시 대기 중인 제품은 무려 50여 개에 이른다. 2019년 종근당을 시작으로 국내사들은 자디앙 후속 특허에 대한 특허심판을 제기해 승소하면서 물질특허 만료를 기다리고 있다.
시장을 독점해 왔던 엠파글리플로진 시장은 2025년 부터는 무한 경쟁에 돌입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의사들은 수십여 제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처방해야 한다. 이처럼 특허만료된 대부분 오리지널 품목 아래에는 수십에서 많게는 100개 이상의 복제약이 늘어서 있다.
그만큼 국내 복제약 시장은 치열하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 남아야 하는 일부 제약사들은 불법 행위를 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패키지(?) 또는 끼워넣기식 처방이 권해진다. 예를들어 대표 해열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과 자사가 보유한 위장관운동조절제를 함께 처방해 실적이 오르게 되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주겠다는 일종의 뒷거래가 제안되는 방식이다.
물론 모든 의약품 처방이 불법 영업 행위와 결부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무분별하게 허가되는 복제약과 갈수록 치열해 지는 제약 영업 환경에서는 제약사들의 달콤한 유혹은 계속 될 수밖에 없다.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바이넥스, 비보존제약 사태도 이와 무관치 않다. 영세한 제약사들은 수억원을 들여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하고 복제약을 출시해도, 생산단가를 맞추지 못한다. 그래서 선택한 게 공동생산과 위탁생산이다. 백화점식으로, 각종 성분의 복제약을 허가 받아 처방으로만 연결시키면 회사 경영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바이넥스, 비보존 사태를 계기로 무분별한 복제약 허가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동생동 '1+3' 법안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우리나라 환자들이 일부 제약사들의 무분별한 복제약 개발과 그에 따른 패키지 영업 희생양이 되는 일이 없도록 관계부처의 효율적인 대안 마련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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