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김여정 부부장. 2018.4.27/뉴스1 © News1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한동안 침묵하던 북한이 미국 고위급 관료들의 한반도 방문 시기에 맞춰 말폭탄을 쏟아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태도가 변하지 않으면 당분간 대화할 뜻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오히려 '거리두기'를 계속하는 모습이다.
북한의 담화외교 첫 시작은 지난 16일 새벽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동생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로 시작됐다. 김여정 부부장은 '3년 전의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특히 미국을 향해 "잠 설칠 일 만들지 마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의 방한을 하루 앞두고 계획된 메세지로 풀이된다. 이후 17일 블링컨·오스틴 장관은 각각 방한한 후 한미 외교장관회담과 국방장관 회담을 가졌다.


특히 17일 열린 외교장관회담에서 북한이 불편해 할만한 언급이 있었다. 블링컨 장관은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하며 "권위주의적인 북한 정권은 자국민에 대해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학대를 자행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다음날 새벽 북측은 조 바이든 정부를 향한 공식적인 첫 입장을 냈다. 전날 블링컨 장관에 대한 반발격은 아니었지만 전반적인 미국을 향한 입장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최선희 외부성 제1부상은 담화를 통해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북미 접촉이나 대화가 이뤄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선희 제1부상 담화 이후 미국 국무·국방장관은 한미 외교·국방장관(2+2)회의를 마치고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다. 문 대통령은 두 장관에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 빈틈없는 공조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핵·탄도미사일을 동맹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는 2+2회의 결과와 문 대통령과의 메시지에도 북한은 한동안도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확률은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대북정책 재검토에 들어간 미 바이든 행정부가 아직 대북 정책을 수립하지 않았기때문에 북측으로서는 쉽사리 움직일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 2월 중순과 3월 한미연합훈련을 시작하기 전 미측이 북한에 접촉을 요구했음에도 무응답으로 일관한 이유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북측은 여러가지 외교적 계산에 들어 갔을 것으로 관측된다.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싱가포르 회담의 정신을 계승할지 여부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또 미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하는지도 살펴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이 미국의 대북압박에 동조할 지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18일 한미 2+2회의 이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약속을 일관되게 어겼음을 분명히 인지하며, 중국의 공격적이고 권위적인 행동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어떤 행위를 낳고 있는지 논의했다"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북한 비핵화를 촉진하기 위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하며 "(중국의 중요한 역할은)북한을 설득해 비핵화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북한과 독특한 관계를 가진 게 중국"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울러 북측은 미국이 '인권 문제'와 '대북 제재'와 관련해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기 보다는 일단 미국이 그 수위를 얼마나 높여갈지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북미 간에 시작된 담화외교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접촉이나 구체적인 행동이 없이 올해 초 수립한 경제개발 5개년 성과도출을 위해 주민결속이나 사상전에 집중하고 있다.

이상신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 연구위원은 "블링컨·오스틴 방한을 앞두고 무력도발이나 무력시위가 있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실제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아직까지는 북한이 인내, 참을성을 가지고 상황을 관망해 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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