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스타렉스 후속 모델인 ‘스타리아’의 티저 이미지를 공개했다. 사진은 7인승 고급형인 '스타리아 라운지' /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스타렉스 후속 모델인 ‘스타리아’의 티저 이미지를 공개했다. 파격적인 디자인 요소를 담은 미래지향적 외관은 앞으로 달라질 이동수단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평이다. 

흥미로운 것은 현대차가 스타리아를 선보이면서 ‘프리미엄 MPV(다목적차)’라고 강조한 점이다. 그동안 스타렉스는 상용차(승합차)로 분류됐고 승용 수요를 끌어들이기 위해 최상위 트림을 승용 미니밴처럼 꾸미기도 했지만 소비자 반응은 시큰둥했다. 짐차 또는 학원 셔틀버스 등 승합차 이미지가 강한 데다 승용 미니밴은 기아 카니발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어서다.
최근 디자인 일부가 공개된 스타리아는 독특한 외관과 여유로운 개방감을 극대화한 고급 모델인 ‘스타리아 라운지’ 7인승이다. 앞으로 달라질 차의 성격을 고려해 파격적인 디자인과 넉넉한 공간을 갖춘 차를 개발 콘셉트로 삼았다는 게 회사의 설명.

자동차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보다 여유로운 공간을 갖춘 차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늘어난 만큼 이들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차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면서 차를 활용한 활동에도 관심이 증가했다”며 “최근 출시되는 미니밴은 탑승 인원을 줄이고 실내를 고급화하는 등 리무진처럼 성격이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엽 현대자동차 디자인담당 전무는 “스타리아는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를 여는 첫 MPV”라며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덩치 커진 SUV에 뺏긴 시장 되찾자
이 같은 미니밴의 성격 변화는 최근 들어 덩치를 키운 SUV 출시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최근 출시된 중·대형 SUV는 7인승인 경우가 많다. 게다가 SUV는 트렁크 공간 활용도 면에서 시트가 많은 미니밴보다 한결 자유롭다. 2열 시트 등받이를 접어 손쉽게 트렁크 공간을 확장할 수 있는데 이는 최근 유행인 ‘차박 캠핑’을 즐기기에도 적합한 형태가 된다. 9명 이상 차에 탈 일이 없다면 굳이 미니밴을 택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이런 분위기는 판매량에서도 드러난다.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현대 스타렉스는 지난해 3만6190대, 카니발은 6만4195대가 팔렸다. 2019년에는 각각 4만867대·6만3706대였다. 특히 카니발은 지난해 가을 상품성을 크게 높인 신형이 출시되기 전엔 월 5000대 판매를 밑돌았지만 현재는 월 1만대쯤 팔리는 베스트셀링카로 발돋움했다. SUV를 닮은 외관에 미니밴 특유의 장점을 살린 덕분이다.

SUV는 판매가 급증했다. 2019년 5만2299대가 팔린 현대 팰리세이드는 지난해 6만4791대를 기록했다. 기아 쏘렌토는 2019년 5만2325대 판매에 그쳤지만 지난해 초 크기를 키운 신형 출시 후 8만2275대로 판매량이 급증했다. 모하비도 같은 기간 9238대에서 1만9598대로 판매량이 껑충 뛰었다.

위쪽부터)기아자동차 4세대 카니발, 시트로엥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 혼다 오딧세이. /사진제공=각 사
그동안 수입 미니밴은 일본차 브랜드가 강세였지만 반일 불매운동 여파로 판매가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북미에서만 5만대 이상 팔린 미니밴의 강자 혼다 오딧세이는 국내에서 317대에 머물렀다. 2018년만 해도 1017대가 팔리며 많은 인기를 누린 라이벌 차종 토요타 시에나도 2018년 786대에서 지난해 147대로 판매가 급감했다. 틈새시장을 노리던 프랑스제 7인승 미니밴 시트로엥 그랜드 C4 스페이스투어러는 지난해 124대가 팔렸다.
이에 업체들은 SUV에서 누릴 수 없는 매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화하거나 항공기 프레스티지 좌석처럼 변신하는 캡틴 시트를 탑재하는 건 기본이다. 각 좌석에서의 편의장비를 강화하고 운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별도의 통신 기능까지 갖췄다. 수입차업체 관계자는 “SUV와 미니밴이 서로 닮아가는 중이지만 구조적으로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며 “저마다의 강점을 살린 차종을 통해 소비자 요구에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매력 다양해진 미니밴
미니밴의 가장 큰 매력은 여유로운 공간이다. 그동안 버스처럼 허리를 길쭉하게 늘려 9인승이나 11인승 등 많은 시트를 담는 데 집중했지만 현재는 반대로 7인승이나 5인승 이하도 등장했다. 시트를 덜어낸 대신 여유로움과 안락함을 더했다.

이처럼 고급화된 미니밴은 출장용 비즈니스밴이나 의전용으로도 활용된다. 여유로운 가족 여행을 즐기려는 이들도 좌석이 적은 미니밴을 선호한다. 기아가 카니발 하이리무진을 내놓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미니밴은 단지 사람을 여럿 태우는 승합차를 넘어 여유로운 다목적차로 진화했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업계에서는 경쟁이 치열해진 SUV보다 상대적으로 미니밴 시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며 “게다가 미니밴은 튜닝이 자유로운 편인 만큼 목적에 맞춰 차를 꾸며주는 관련 시장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