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본사 전경. / 사진=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 주총이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 회사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선택에 재계의 비상한 관심이 집중된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전문기구인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는 이르면 이날 열리는 회의에서 금호석화 주총 안건을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이 회사의 최대주주이자 박찬구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박철완 상무(지분율 10.03%)에 이은 2대 주주(지분율 8.16%)다.


현재 박찬구 회장 측과 박철완 상무 측의 지분율이 각각 14.84%, 10%로 별다른 차이가 나지 않는 상황인 만큼 국민연금이 이번 주총 표대결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는 평가다.

주총에서 다뤄질 안건은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사내이사 선임의 건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다.

배당의 경우 회사 측이 제안한 안건은 보통주 주당 4200원(대주주 4000원), 우선주 주당 4250원이며 박 상무 측이 제안한 안건은 보통주 1만1000원, 우선주 1만1050원이다.


사내이사 선임과 관련해선 사측은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영업본부장 전무를 추천했으며 박 상무는 본인을 추천했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사측은 이정미 법무법인 로고스 상임고문변호사, 박순애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 최도성 가천대학교 석좌교수, 황이석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를 추천했고 박 상무는 조용범 페이스북 동남아 총괄 대표와 민 존 케이 외국변호사, 최정현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 이병남 전 보스턴컨설팅그룹 한국사무소 대표 등 4명을 내세웠다.

이 같은 안건에 대해 국내외 자문사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 배당, 이사회 개선, 이사 선임 등 모든 안건에서 박 회장 측의 제안에 찬성을 권고했다.

반면 2위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는 배당안,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 선임안, 박철완 상무 사내이사 선임 등 3개 안건에 박철완 상무 편을 들었다. 국내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는 모든 안건에서 박 상무 손을 들어줬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희비가 가려질 전망이다. 재계의 관측은 엇갈린다. 국민연금은 앞서 2016년 주총과 2019년 주총에서 잇따라 박찬구 회장의 기업가치 훼손 이력과 주주권익 보호를 근거로 사내이사 선임 및 연임을 반대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엔 가족 간의 경영권 분쟁인 데다 박 회장이 지난해 금호석화의 영업이익 2배 성장을 견인하는 등 안정적인 경영 리더십을 보이고 있어 박 회장 측 안건에 반대할 명분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어느 쪽이 우세하다고 판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결정이 소액주주들의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