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최근 미국과 러시아 외교수장을 잇달아 만나며 숨가쁜 외교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정 장관은 또한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의 회담을 위해 방중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하지만 정 장관이 지난달 9일 취임 이후 한 달이 넘은 시점에서도 한일 외교장관회담은 물론 통화 일정 조차 못잡고 있는 상황이다.
정 장관은 지난 17일 방한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첫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가졌다. 이를 통해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했지만 한미 공동성명에서는 '비핵화' '중국' 등 동북아 안보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표현이 빠졌다. 이에 한미 간 이견 논란이 불거진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는 평가다.
정 장관은 지난 25일에는 중국을 거쳐 방한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한러 외교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했다. 이를 통해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의 중요성이라는 큰 틀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 북한 사안을 두고서는 '온도차'를 보였다는 평가다. 정 장관은 북한이 동해상으로 쏘아올린 탄도미사일에 대해 "깊은 우려"라고 말한 반면, 라브로프 장관은 '북한'이란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대신 "관련국들이 군비경쟁과 모든 종류의 군사활동을 포기해야 한다"고만 밝혔다.
아울러 정 장관은 내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만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외교가에서 방중설이 불거진 것이다.
외교부는 당국자는 "양측은 일정, 의제, 개최지 등에 대해 검토 중으로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지만, 방중설에 대해 완전히 부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방중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장관의 방중이 이뤄지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과 탄도미사일 발사 등 무력시위를 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대응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또한 미중이 알래스카 고위급 회담에서 사실상 미중패권 경쟁의 서막을 올린 만큼, 중국 측은 한국의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 참여 협력체) 참여 등 우리의 의중을 떠보려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의 '외교 시계'가 바쁘게 돌아가고 있지만 일본과의 외교 일정은 사실상 '깜깜이'라는 평가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일본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아직 한일 외교장관 통화도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 일각에서는 내주 워싱턴에서 '한미일 국가안보실장 회의'가 열리는 만큼, 이를 계기로 한일 외교장관 통화 등 정체된 양국 간 외교 사안이 진전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섞인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한미일 3각 공조를 강조하고 있고, 우리 정부도 화해의 제스처를 계속해서 보내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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