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4·7 재보궐선거를 엿새 앞둔 1일 이른바 '여론조사 깜깜이 기간'이 시작됐다.
이날부터 시행한 여론조사는 선거 당일인 오는 7일 오후 8시까지 결과를 공표하거나 인용 보도할 수 없다.
공직선거법 제108조는 '선거일 전 6일부터 선거일의 투표 마감시각까지 선거에 관해 정당 지지도나 당선인을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인용보도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4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다만 전날(31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조사 실시 기간을 명시해 금지기간 중에도 계속 공표하거나 인용 보도할 수 있다.
선관위는 여론조사 공표 금지의 이유로 "금지기간 중 여론조사결과가 공표·보도되면 자칫 선거인의 진의를 왜곡시킬 우려가 있고, 불공정하거나 부정확한 여론조사 결과가 공표될 경우 선거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여론조사 공표 금지 조치가 적절한지를 놓고 끊임 없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규정이 유권자의 알 권리를 제한할 뿐만 아니라 Δ여론조사 조작 가능성이 미미하고 Δ금지 기간 중 사전투표가 이뤄지고 있으며 Δ오히려 확인되지 않은 정보의 유통으로 유권자의 판단을 흐릴 우려가 있다는 주장 등이 제기된다.
실제로 전국 단위 선거가 끝날 때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한 토론회·공청회 등에서는 '선거일 6일 전 여론조사 공표 금지' 조항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빈번하게 등장한다.
한 여론조사업체 관계자는 "여론조사의 공신력이 있는지, 여론조사가 선관위 규정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지만 맞춘다면 공표에 문제가 없다"며 공표금지 규정의 개선 필요성을 나타냈다.
그는 이 기간 내에 여론조사가 표심에 잘못된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에는 "(그런 우려로) 여론조사가 사전신고제로 바뀌었고 각종 규제 조항도 만들어졌다"며 "제대로 된 조사라면 공표하는 것이 순기능이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여론조사업체 관계자도 "사람들이 여론조사 결과에 의해 지지후보를 결정한다는 주장 자체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 굳이 막을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선관위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서 질문지와 질문 방식 등을 모두 사전에 등록하게 하면서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며 "오히려 깜깜이 기간 동안 음성적 정보들이 횡행할 수 있고, 확인되지 않은 정보도 광범위하게 돌아다닌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요 선진국은 대부분 공표 금지 기간을 따로 규제하지 않거나 선거 하루이틀 전까지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5년 선거법 개정을 통해 공표금지 기간이 '법정선거기간'에서 '선거일 6일 전'으로 줄어들긴 했으나 여전히 유권자들은 선거일 직전 '암흑의 6일'을 보내야 하는 처지다.
해외 주요국의 경우에도 이러한 공표금지 제도를 놓고 '유권자에 대한 모독'이라는 비판이 높아지면서 이미 오래전에 폐지하거나 하루 정도로 축소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선 지방선거의 경우 공표금지 기간이 사라질 경우 검증되지 않은 여론조사가 지역에서 난립해 표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현장에서는 선거 직전 여론조사들로 인한 혼란을 우려하기도 한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공표 금지) 찬반에 모두 일리가 있다"면서도 "현장에서는 여론조사에 매몰되는 경향이 크고, 여론조사 인용 보도의 제목만 보기 때문에 역기능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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