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 /사진제공=KT

KT가 인터넷 품질 논란을 겪으면서 본업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구현모 KT 대표(사진·57)가 지난해 10월부터 추진 중인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환 전략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인터넷 속도 등 품질 문제는 IT 전문 유튜버 ‘잇섭’의 고발로 수면 위에 올랐다. 그는 월 이용료 8만8000원인 ‘10기가 인터넷’을 쓰고 있음에도 100메가 수준으로 속도가 떨어지는 등 품질 저하를 두 차례 겪었다는 내용의 영상을 4월17일 올렸다. KT 측이 해당 영상 삭제를 요구하면서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

KT는 잇섭이 영상을 통해 문제를 제기한 지 나흘 뒤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고객 속도 정보 설정에 오류가 있었다며 총 24명의 고객정보 오류를 확인하고 수정 조치했다고 밝혔다. 개별 안내로 사과와 함께 정해진 기준에 따른 요금 감면을 제공하기로 했다.


구 대표는 최근 ‘월드 IT쇼 2021’ 개막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고객의 소리(VOC)가 제기됐을 때 (고객센터 등) 응대 과정에서 철저히 파악해야 했는데 그 과정이 잘못됐다.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후폭풍은 계속될 전망이다. 구 대표 발언 다음날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은 “국민 공분이 큰 만큼 면밀히 조사하겠다”면서 통신3사의 모든 인터넷 상품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KT 제2노조인 KT새노조는 “그동안 KT는 영업실적 때문에 기가인터넷이 불가한 곳에도 개통하도록 하청을 압박해왔다”면서 “경영진이 디지코 전환 등 뜬구름 잡는 전망에 집착하며 본업인 통신업 관리 부실이 심화되고 있다는 게 내부의 진단”이라는 입장을 냈다.
이에 대해 KT 제1노조는 "하청업체에 책임을 전가한다는 일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내부적으로 운영 중인 인터넷 품질 기준 관련 제도를 준수하자는 지침을 이렇게 둔갑시킨 것"이라면서도 "(이번 사태에 대해) 전사적 차원에서 시스템·제도를 재정비해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디지코 전환 발표 후 올해 1월 통신부문 계열사 중 처음으로 KT파워텔 매각을 결정하고 3월에는 콘텐츠 전문법인 KT스튜디오지니를 설립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여왔다. KT가 가장 자신감을 보이는 인터넷망과 관련해 대내외적으로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구 대표가 이를 어떻게 풀어가고 ‘디지코’ 전환을 완수할지 시선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