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 '양강' 나경원 전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0일 나란히 당대표 출마를 공식화했다. 중진·초선·청년 주자 10인이 경쟁하는 '당권 대진표'가 확정됐다.
보수정당 전당대회 사상 '중진 대 신예' 대결 구도는 이례적이다. 당대표 선거 화두가 '영남당 논란'에서 '신·구 대결'로 국면 전환을 맞으면서 전당대회 흥행에 청신호가 켜졌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야권을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는 전시 상황의 장수(將帥)가 필요하다"며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나 전 의원은 "많은 고민 끝에 가시밭길이고 십자가를 지고 가는 자리를 맡아서 대한민국 국민이 승리하는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루겠다는 각오"라며 "국민의힘을 지역, 세대, 계층, 가치의 차이를 극복해 모두 녹여내는 '용광로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 전 최고위원도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젊은 지지층의 지지를 영속화하려면 우리는 크게 바뀌어야 한다"며 당권에 도전장을 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청년 표심 공략 방안으로 '개방과 경쟁'을 내세웠다. 그는 "젊은 세대에게 약속해야 할 것은 개방이고 경쟁"이라며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당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경쟁선발제'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나 전 의원과 이 전 최고위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대표 적합도 1·2위를 다투는 유력 후보군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지난 17~19일 성인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전국지표조사(NBS)를 진행한 결과, 이 전 최고위원은 19%, 나 전 의원은 16%를 기록했다.
두 사람은 전국에 걸쳐 '투톱'을 달리고 있다. 국민의힘 책임당원이 밀집한 대구·경북(TK)에서 이 전 최고위원은 23%, 나 전 의원은 21%를 기록했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이 전 최고위원이 19%, 나 전 의원이 14%를 차지했다. 서울은 나 전 의원이 23%로 1위, 이 전 최고위원이 16%로 2위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당권 대진표는 '중진' 대 '신예'의 맞대결 양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이날까지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주자는 5선 주호영·조경태, 4선 홍문표·나경원·신상진, 3선 윤영석·조해진, 초선 김웅·김은혜, '0선' 청년 주자 이준석 등 10인이다.
전당대회 최대 화두인 '정권교체 전략'을 두고 중진 그룹과 정치 신예의 방법론이 뚜렷한 대비를 이루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중진은 '경륜'과 '통합'을 내세웠지만, 신예는 '세대교체를 통한 쇄신'에 방점을 찍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4선 국회의원, 원내대표 등 주요 당직과 의정활동으로 쌓은 지혜와 정치력으로 당의 혁신적 변화를 이루겠다"고 했다. 주호영 의원도 출마 선언문에서 "5선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 시대의 흐름을 읽으려 했다"며 관록을 강조했다.
반면 이 전 최고위원은 "젊은 세대가 우리 당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면 우리는 몰려드는 인재들로 행복의 비명을 지를 것"이라며 혁신의 물꼬를 '세대교체'에서 찾았다.
'초선 당권론' 주자인 김웅 의원은 "새 리더십만이 낡은 규범을 벗어나 넓은 세상으로 떠나게 할 수 있다"고 했고, 김은혜 의원은 "원만한 통합을 위해 경륜이 필요하다는 낡은 정치로 당이 오늘의 어려움에 처했다"며 중진 그룹을 겨냥했다.
정치권은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신·구 대결'로 굳어지면서 당을 흔들었던 '영남당 논쟁'이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보수정당의 낡은 이미지가 환기되는 효과도 덤으로 얻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신·구 대결' 구도가 되면서 여당이 씌우려고 했던 '영남당 프레임'이 불식됐다"며 "당의 분위기가 역동적이라는 이미지까지 얻으면서 내년 대선에 굉장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이번 NBS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로 이뤄졌으며 응답률은 27.7%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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